원종현·김진성 빠지며 불펜 위기
대타로 맡긴 임창민이 세이브 1위
연봉 3300만원 최금강도 제몫
NC는 올 시즌 전 그려놓은 불펜 구상이 뒤틀렸다. 지난 시즌 셋업맨 원종현(28)이 대장암 투병으로 이탈했고, 마무리 김진성(30)은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으로 빠졌다. 가장 믿을 만한 잠금 장치를 완전히 새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도리어 전화위복이 됐다. 소방수를 처음 맡은 임창민(30)은 25세이브로 1위를 질주하고 있고, 6승(3패)을 거둔 최금강(26)은 언제 어디서든 자기 몫을 해준다.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구원 투수들은 다른 포지션보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그래서 구단도 연봉고과를 매길 때를 이를 고려한다. 10개 팀 중 7개 팀의 마무리 투수는 4억 원 이상의 고액을 받는다. 필승조 ‘연봉킹’은 KIA 소방수 윤석민(29)으로 12억5,000만원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NC는 비용 대비 최고 효율의 ‘불펜 듀오’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18일 현재 25세이브를 수확 중인 임창민의 올해 연봉은 8,700만원이다. 또 마당쇠 역할을 수행 중인 최금강은 3,300만원. 둘이 합쳐 1억2,000만원의 몸값이다. 이는 구단별 1군 엔트리인 상위 27명(외국인 제외)의 평균 연봉 1억9,325만원보다 적다. 그럼에도 임창민과 최금강은 윤석민과 9,100만원을 받는 심동섭(24)으로 불펜 듀오 최고 몸값(13억4,100만원)을 자랑하는 KIA에 크게 밀리지 않는 성적으로 뒷문을 지키고 있다.
임창민은 올 시즌 완벽한 반전을 이뤘다. 지난 시즌 허리 부상 탓에 2013년 54경기였던 출전 횟수가 41경기로 줄었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독감으로 중도 하차했다. 몸 만들기에 차질을 빚었지만 마무리로 첫 출격한 4월28일 SK전부터 세이브를 수확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더위가 찾아온 6,7월 두 달간 평균자책점 4점대로 주춤하기도 했으나 이달 들어 5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두는 등 다시 안정을 찾았다. 임창민은 벌써 지난해 김진성의 팀 역대 최다 세이브(25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구단 최초로 구원왕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20세이브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리고 나니 오히려 부담이 줄었다. 긴장하기보다 내 공만 던지면 된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뒤로 하고 많은 경기와 이닝을 소화해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금강은 195㎝의 큰 키에서 내리 꽂는 공이 위력적이다. 직구 평균 시속은 140㎞대 초반으로 빠르지 않지만 높은 타점에서 공을 강하게 누른다. 약점으로 꼽혔던 제구력도 보완해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2012년 육성선수로 NC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듬해 30경기에 나갔지만 2014년엔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재차 위기감을 느끼고 캠프에서 제구력 보완에 초점을 맞추자 과감한 몸쪽 승부도 구사할 줄 아는 투수로 거듭났다. 올해 성적은 6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4. 또한 64경기 출전은 한화 박정진(70경기)에 이은 최다 등판 2위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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