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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미생'이 웹드라마를 살렸다?

입력
2015.08.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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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행 열차안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8월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행 열차안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뉴시스

퇴근길. 지하철 안으로 들어선 사람들이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고개를 숙인 채 화면만 응시하는 모습이 지나치게 획일적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손 안엔 제각각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스마트폰은 야구경기를 볼 땐 경기장으로, 뉴스를 볼 땐 정보의 창구로, 인강(인터넷 강의)을 들을 땐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요즘엔 웹툰, 웹소설, 모바일 커머스 등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바야흐로 '스낵컬쳐'(어디서나 간단하게 콘텐츠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의 시대다.

그 중에서도 웹드라마는 비교적 최근에 시장이 형성됐다. 웹드라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로 모바일 생태계에 최적화 돼 성장하고 있다. 보통 한 회에 10~20분 정도라 목적지로 이동하면서 보기에 안성맞춤인 콘텐츠인 셈이다. 2013년 네이버TV캐스트에서 7편의 작품이 나왔는데, 2014년에는 21편,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20여편의 작품이 공개됐다. 아직은 시장 개척 단계지만, 관련업계의 새로운 투자 영역으로 주목 받으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웹드라마 시장 현황과 업계 종사자들이 제작하는 이유, 향후 전망까지를 3회에 걸쳐 분석한다.

1. 태아기: 웹드라마의 시초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독립영화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윤성호 감독은 지난 2010년 새로운 제작방식에 도전했다. 윤 감독은 매회 5~10분 정도 러닝타임에 12편으로 구성된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선보였다. '웹드라마'라는 용어도 없던 시기에 나온 최초의 콘텐츠였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비메오, 인디시트콤 홈페이지를 통해 방영됐다. 별다른 홍보나 탄탄한 유통 과정은 없었지만 SNS를 타고 인기를 끌었다. 2년 뒤인 2012년 해당 작품은 MBC에브리원을 통해 브라운관에 진출했다. 그 해 네이버가 '네이버TV캐스트'로 웹드라마 카테고리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웹드라마 시장이 열렸다.

2. 신생아기: 광고인 듯 아닌 듯…새로운 PPL로

시장 초기엔 기업들이 주목했다. 집중도가 높은 웹드라마는 방송보다 공격적인 PPL(Product Placement 영화나 드라마 화면에 기업의 상품을 배치해 관객들의 무의식 속에 그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심는 간접광고를 통한 마케팅 기법)이 가능하고 투자 대비 효과도 높다. 또 제품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을 강화하는 BEM(Branded Entertainment Marketing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오락성이 강한 영화나 방송 같은 콘텐츠에 넣어 마케팅하는 방법)으로 기업의 가치관을 거부감 없이 녹여낼 수 있다.

2013년 교보생명은 청춘의 사랑을 다룬 '러브 인 메모리'를 선보였다. SNS를 타고 입소문이 나면서 반응을 얻자 그 다음해 '러브 인 메모리2'를 제작했다. 죠스 떡볶이 '매콤한 인생'(2013), 삼성 '무한동력'(2013) 등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목적의 웹드라마가 여러 편 제작됐다. 올해는 비비안 '시크릿 하우스 메이트', 이니스프리 '썸머러브' 등 특정 제품을 홍보하는 웹드라마도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TV드라마 '미생'(왼쪽)과 웹드라마 '미생 프리퀄'의 스틸 이미지. '미생 프리퀄'은 TV드라마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TV드라마 '미생'(왼쪽)과 웹드라마 '미생 프리퀄'의 스틸 이미지. '미생 프리퀄'은 TV드라마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3. 영유아기: 웹드라마 인지도, '미생'이 쌓았다?

웹드라마 장르가 대중에게 인식된 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브라운관 드라마의 역할이 컸다. tvN 드라마 '미생'이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앞서 나온 원작 만화 '미생'과 포털 다음에서 선보인 웹드라마 '미생 프리퀄'(2013)이 회자됐다. '미생 프리퀄'은 TV드라마 캐릭터들의 과거 이야기가 그려져 작품의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주인공인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이 브라운관에 그대로 출연하면서 TV드라마와 웹드라마의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도 안겼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시청자가 늘자 작년부터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SF 등 장르가 다양화됐다. 플랫폼 특성상 10~20대 시청자의 접근이 활발해 아이돌 가수가 출연한 작품이 히트를 쳤다. 한류 흐름을 타고 수출의 길도 열렸다. 제국의 아이들 동준이 출연한 '후유증'은 국내 최초로 미국 드라마 유통 사이트 '드라마 피버'에 판권을 팔며 해외 수출의 물꼬를 텄다. 지난 4월 공개된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는 일본·대만·태국 등 아시아 6개국 VOD플랫폼에서 조회수 5000만건을 기록하며 새로운 한류의 장을 열었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박은별 인턴기자(건국대 경영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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