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침체에 연쇄 충격 우려도 확산
중국 당국이 발표한 올 1, 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모두 7.0%. 중국 정부의 올해 성장목표(7.0%)에 가까스로 턱걸이를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를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수치를 부풀려서 발표했다는 의심이 점점 더 증폭되면서 실제 성장률 전망치는 점점 더 암울해지는 양상이다.
18일 국내외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등 15개 글로벌 금융기관이 최근 전망한 올 중국의 경제성장률 평균은 6.9%다.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보다 소폭 낮은 6.8%의 성장세를 점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내건 성장목표이자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천명한 7.0%를 밑도는 수준. 중국이 톈안먼(天安門) 사태 여파로 마지막 성장 쇼크를 겪었던 1990년(3.8%) 이후 줄곧 7% 이상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만약 목표치를 밑돌 경우 그 심리적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조차도 과대 평가됐다는 시각이 많다는 점이다. 최근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 11명은 “중국의 올 상반기 성장률이 정부 발표(7.0%)보다 낮은 6.3%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 전체 성장률도 6.6%에 그칠 것”이라고 답했다.
훨씬 비관적인 진단도 적지 않다. ‘닥터 둠’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경제분석가 마크 파버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시장 예상보다 더 약한 모습”이라며 “운이 좋으면 올해 4% 성장을 하겠지만 사실 2%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런던 소재 경제자문기관 페이덤컨설팅은 “원자재값 하락에도 상반기 7% 성장을 했다는 중국의 발표는 믿을 수 없다”며 “올해 2.8%, 내년엔 1.0%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 같은 의심에 힘을 보탠다. 지방과 중앙의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종종 맞지 않는가 하면 선진국보다 더 빨리 GDP 통계를 발표하는 등 통계 자체를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대 성장률이면 물가가 오르기 마련인데 지금 중국은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며 “실제 성장률은 높아야 6% 초반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기침체가 가져올 연쇄 충격에 대한 두려움도 더욱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총괄대표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중국이 임의적인 7% 성장 유지에 힘쓰면서 저리 대출로 거품을 키워왔다”며 “‘중국에 의한(Made in China)’ 세계 경기침체가 머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우리나라의 충격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원ㆍ위안 환율이 5% 하락(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하면 우리나라 총 수출은 약 3%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불안감을 반영하듯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이던 중국 증시는 이날 다시 폭락세를 연출했다. 중국의 7월 부동산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자 기준금리 인하 등 당국의 추가 부양책이 지속되지 않을 거란 우려에 낙폭을 키우며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15% 급락한 3,748.16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 이후 위안화 약세로 외국인 투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자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역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을 통해 1,200억위안(약 22조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는 작년 1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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