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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상가 분양 '먹튀에서 직영으로'

입력
2015.08.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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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들 새로운 변화

상권 살리면 상가 가치 오르고

아파트까지 가격 올라 일석이조

신도시 중심으로 변신 활발

호반건설이 2013년 직영 임대한 '아브뉴프랑 판교점'.
호반건설이 2013년 직영 임대한 '아브뉴프랑 판교점'.
5월 선보인 '아브뉴프랑 광교점'.
5월 선보인 '아브뉴프랑 광교점'.

상가 업계에서 건설사들은 종종 ‘먹튀업자’로 불린다. 상가를 최대한 잘게 쪼개서 많이 팔고이익을 남기는 데만 집중했지, 운영이나 관리엔 영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변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오갈 데 없는 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중견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상가 직영’을 틈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권이 전혀 형성돼 있지 않아 불확실성이 높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공격적인 곳은 건설사들 가운데 상가 분양에서 직영으로 첫 진로 변경을 시도했던 호반건설이다. 2년 전 경기 판교신도시에서 80여개 매장을 100% 직영해 임대수익과 판매수수료로 재미를 본 데 이어, 올 5월에는 경기 광교신도시에 130개 브랜드가 입점한 연면적 8만945㎡규모의 ‘아브뉴프랑 광교점’을 열었다. 판교점의 3배 크기로 100% 직영이다. 앞으로도 경기 광명, 하남 미사, 배곧 신도시 등에 회사 운영 상가를 들일 계획이다.

중흥건설이 내달 분양하는 '광교 어뮤즈스퀘어' 조감도.
중흥건설이 내달 분양하는 '광교 어뮤즈스퀘어' 조감도.

중흥건설도 내달 광교 신도시에서 분양하는 ‘광교 중흥S-클래스’ 단지 안에 지하2층~지상2층, 연면적 9만5,000여㎡ 규모의 ‘광교 어뮤즈스퀘어’를 내놓는다. 이중 대형 스파, 키즈카페,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의 업종은 중흥건설이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우미건설은 충남 천안시 불당 우미린 센트럴파크 단지 내 상가의 30%를 보유하고 있고, 반도건설도 동탄2신도시와 세종시에 상가를 각각 10%씩 가지고 있다.

이처럼 직영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상가에 별도로 펫네임(애칭)을 붙이는 것도 대세가 됐다. 가령 호반건설은 19~20세기 파리 거리의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 ‘아브뉴프랑’(프랑스 길)을, 반도건설은 유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손을 잡고 브랜드 상가를 만들었다는 것을 내세워 ‘카림애비뉴’를 애칭으로 붙이고 있다. ‘삼성물산=래미안’, ‘GS건설=자이’ 등 아파트처럼 상가 애칭이 사람들한테 각인되면 이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돼 향후 상가 사업 흥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건설사들의 생각이다.

건설사 직영 상가의 또 다른 특징은 주로 신도시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신도시는 미래 수요에 기댄 채 상가 계약을 해야 하는 탓에 입점 업체들이 초기 투자금 회수 등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 곳이다. 따라서 상권이 이미 형성된 곳보다 계약이 더딘 게 보통이고, 입주자나 인근 주민이 선호하는 업종을 들이는 것도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건설사들이 상가 전체를 총괄 기획하고 나선 것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대기업 계열사 레스토랑과 명품 잡화점 등을 들였는데 판교는 지역 랜드마크가 됐고 광교는 고급 상가 덕분에 아파트에 웃돈이 1억원 넘게 붙었을 만큼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상권 살리기에 성공만 한다면 건설사 입장에선 향후 상가 매각을 하든, 계속 관리를 하든 어느 쪽으로도 이득을 볼 수 있게 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주택건설 경기는 부침이 심하지만 직영 상가는 한번 자리를 잡으면 임대료 상승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고 매각 시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며 “사업 다각화와 자산운용 측면으로 봤을 때 건설사들의 상가 직영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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