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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없는' 롯데 홍성민 "언제 나갈지 모르니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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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없는' 롯데 홍성민 "언제 나갈지 모르니 더 좋다"

입력
2015.08.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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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홍성민(26·롯데)은 올 시즌 롯데가 발견한 '보물'이다. 팀의 불펜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기둥으로 성장 중이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선발 후보로 분류됐던 홍성민은 시즌 들어서는 불펜에서 전천후로 나서고 있다. 정해진 보직 없이 원 포인트부터 롱 릴리프, 추격조, 필승조까지 마당쇠 노릇을 하고 있다. 그가 이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건 그만큼 확실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17일까지 2012년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이자 팀 내 최다인 54경기에 등판해 69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 중이다.

두둑한 배짱도 돋보인다. 지난 15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4-3으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서건창-스나이더-유한준-박병호로 이어지는 상대 상위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2사 1·2루에서 홈런왕 박병호를 맞았지만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피칭을 이어나가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경기를 끝냈다. 홍성민의 올 시즌 1호 세이브였다. 시즌 내내 뒷문 불안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던 롯데에는 천금 같은 세이브이기도 했다.

확실한 '위치'가 탐이 날 만도 하다. 한 시즌 내내 팀의 불펜을 지켜온 그로서는 더욱 그럴 법하다. 하지만 홍성민은 "필승조든 추격조든 뛸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다. 내가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 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맡기시는 역할을 잘 하는 게 내가 할 일이다"며 "1군에서 던진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올지 모른다"라며 미소 지었다.

자신이 등판할 타이밍을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건 투수에게 하나의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 등판 시점에 맞춰 준비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성민은 그런 긴장감까지도 '플러스'로 이용하려고 한다. 홍성민은 "정해진 보직이 없다고 해서 힘든 건 없다"며 "내가 언제부터 필승조로 나갔나. 등판 상황을 몰라 계속 긴장을 하는 건 있지만, 오히려 긴장을 하고 있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성장한 홍성민을 보며 "올 시즌 최고의 수확은 홍성민이다"며 칭찬을 아까지 않고 있다. 홍성민에게는 더욱 힘이 나는 한 마디다. 그는 "감독님께 믿음을 드리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나를 믿고 써주신다는 것이기 때문에 감사하고, 계속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남은 시즌 동안 그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 역시 지금과 같다. 팀이 필요할 땐 언제든 공을 뿌릴 수 있는 투수가 돼야 한다. 홍성민은 "지금보다 더 잘 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체력도 안 떨어지게 관리를 잘 해야 한다"며 "어느 보직으로 나서든 이 선수는 참 열심히 잘 던진다는 인식을 팬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롯데 홍성민.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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