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차 예선 라오스·레바논전
이번에도 K리거 대거 기용 가능성
슈틸리케, 24일 대표팀 명단 발표
빈 자리를 찾기 힘든 배에 과연 누구를 승선 시킬까. 선장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년만에 동아시안컵을 탈환한 슈틸리케호가 전열을 정비해 내달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지역예선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라오스와 레바논전에 나설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약팀(라오스ㆍFIFA 랭킹 177위, 레바논ㆍ130위)과의 경기인 만큼 슈틸리케 감독은 해외파 차출보다 K리그 선수들을 대거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아시안컵을 통해 K리그 선수들의 기량이 검증되면서 국내 선수들을 주축으로 충분히 팀을 꾸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제까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슈틸리케 감독의 ‘황태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슈틸리케 감독이 유보적인 평가를 해온 황의조(23ㆍ성남 FC)가 대표적이다. 황의조는 K리그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주목을 받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황의조는 그러나 보란 듯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 경기에서 회심의 멀티골을 터뜨려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0호골을 뽑아낸 황의조는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사실상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중국 리그로 떠난 에두(11골)를 제외하고는 선두다.
한 때 국가대표 원톱이었던 박주영(30ㆍFC 서울)의 대표팀 복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3월 7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박주영은 24라운드에서 시즌 처음으로 주간 MVP에 올랐다. 최근 6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면서 올라선 득점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득점 1위(17득점)를 달리고 있는 주민규(25ㆍ서울 이랜드FC)도 슈틸리케 감독의 ‘외면’을 받아왔지만 ‘제2의 이정협’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또 한번 K리거 실험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지난 1년여간 ‘옥석 가리기’에 매진한 슈틸리케 감독의 노력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슈틸릴케호에서 실력을 검증 받은 젊은 공격수들의 활약도 꾸준하다. 김승대(24ㆍ포항 스틸러스)는 동아시안컵에서 돌아오자마자 복귀골을 신고한 데 이어 15일 전북 현대와의 25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극장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완승을 주도했다. 동아시안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이재성(전북 현대), 이종호(이상 23ㆍ전남 드래곤즈), 권창훈(21ㆍ수원 삼성) 등도 슈틸리케 감독의 재신임을 기다리고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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