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 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세계적인 IT기업 구글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알파벳(Alphabet)’이라는 지주회사를 세우고 그 안에 구글, 유튜브 등을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소식에 업계가 들썩였다. 알파벳이라니, 혁신의 아이콘인 구글이 선택한 이름치곤 너무 평범해 보인다는 반응이 많다.
사실 이런 현상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애플이 1984년 PC를 내놓을 때 붙인 이름은매킨토시였으나 스티브 잡스가 다시 회사에 돌아온 뒤인 1998년에는 ‘맥’(Mac)으로 고쳐불렀다. 이후 MacBook 시리즈를 내놓았고, 나중에는 이들을 iMac 시리즈로 불러왔다. 이는 기존의 회사 조직과 브랜드를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자연스런 변화이기도 하다.
구글이 지금은 세계 1위 검색 엔진 회사로 유명하지만 1996년 설립 당시 구글의 검색 엔진 명칭은 ‘BackRub’이었다. Web상의 연결망, back links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스탠포드 대학원생이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대학 동아리 실험실에서 논의한 이름을 보면 googol이 있었는데, 이는 10의 100제곱이라는 의미로 ‘천문학적 숫자’란 뜻이었다. 그런데 회사 이름을 인터넷에 등록하려고 하니 Google이 가능했다고 한다. Google.com으로 등록한 게 1997년 일이다. 이런 배경을 참고한다면 Google이라는 명칭은 검색 엔진의 대명사로 쓰고,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 이름이 필요해 Alphabet이란 명칭을 내놓은 게 아닌가 싶다.
Alphabet은 문자를 총칭하는 만큼, 함축적 의미가 상당하다. Google이 이미 유명해진 Google이라는 명칭 대신 Alphabet이라는 모회사를 만들어 이를 지주회사로 하고, 그 아래에 수많은 자회사를 두려는 것은 새로운 branding과 구조 개혁의 신호로 보인다. 그런데, 구글이 새 명칭을 발표하면서 ‘Alpha가 투자업계에서는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는 투자’를 뜻하고, 속칭 ‘+알파’란 좋은 의미도 있다고 강조한 것은 다소 장황하게 들린다.
Alphabet은 본래 그리스어 ‘alphabetos’에서 온 것이다. 라틴어로는 alphabetum으로 쓰던 것을 15세기 영어에서 그리스어 문자의 첫 두 글자 Alpha-Beta를 그대로 이어서 부른 것이 오늘날의 alpha-bet이다. 그 이전에는 ‘아-베-체-데’ 혹은 ‘아-베-체’로 불렀다. 이는 오늘날의 영어로 말하면 A-B-C에 해당된다. 독일어로는 ‘아베체데’, 프랑스어로는 ‘아베세데’, 영어로는 ‘알파벳’ 혹은 ABCD다. 기업이 확장과 구조 개혁을 하면 대부분 CI(Corporate Identity)나 이름을 바꾼다. 그런데, 검색 엔진으로 성공한 구글이 이제 Alphabet라는 모회사를 둔다니 갑자기 두 명칭이 생소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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