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에 각별한 애정, 이천 SK하이닉스 첫 방문지 유력
특사 베푼 朴정부 핵심정책인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챙길 듯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하게 된 최태원 SK 회장의 현장 경영이 어디에서 먼저 시작될 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의 첫 행보를 통해 앞으로 SK 사업 가운데 어디에 무게가 실릴 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첫 현장 방문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다. 그룹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이 2011년 인수를 밀어붙인 SK하이닉스는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이 실적 저조로 어려움을 겪을 때 우수한 실적으로 오히려 ‘효자 계열사’노릇을 톡톡히 했다. 최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보인 만큼 반도체 사업은 경영 복귀 이후 투자 확대 대상 1순위에 꼽히고 있다.
SK하이닉스 공장은 약 1조8,000억원을 들여 2013년부터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축 중이다. 축구장 4개를 합친 규모의 시설이 올해 안에 완공을 앞두고 있어서 최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분야 투자 규모가 한해 15조원에 이르렀던 2012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혁신센터도 빼놓지 않고 챙길 것이란 관측도 설득력을 얻는다. SK는 지금까지 그룹 차원에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마침 이달 말 대전센터가 지원하는 2기 벤처기업들의 입주식이 예정돼 있어 최 회장의 방문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 하락과 이란산, 미국산 원유 공급 움직임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에너지 사업은 최 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분야다. 지난해 북미 지역 광구를 확보하며 해외 석유개발에 적극 나선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울산의 SK에너지 콤플렉스나 최근 증설을 마친 충남 서산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최 회장의 현장 경영 대상에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최 회장은 2012년 서산 공장 준공식 당시 친필로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SK 배터리팀과 같이 달리겠다”는 글귀를 남겼다.
최 회장 복귀 후 해외 신시장 개척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주로 석유화학과 통신분야다. 국내 시장이 성장 한계에 다다른 만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해외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현재 건강 회복을 위해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에서는 최 회장의 출근 시점을 이르면 다음주로 보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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