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4일 오전 독립운동가 한태석 선생의 손자인 한상조(79)씨를 직접 만났다. 한상조씨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비참한 삶을 다룬 본보의 기획시리즈(12일자 5면)에서 광복 70년 만에서야 독립유공자 연금을 받게 된 사연이 소개됐다.
문 대표는 본보 보도가 나오고 이틀 후인 이날 서울 구로구 고척2동에 있는 3평 남짓한 한씨의 슈퍼마켓을 직접 방문했다. 문 대표는 한씨와의 면담이 끝나고 나서 사진과 함께 관련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문 대표는 이 글에서 “어르신의 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는 의병운동부터 시작해서 의혈단원으로 활동하셨다”며 “할아버지 두 분을 포함해 집안에 7명이 독립운동가이신 짱짱한 집안이지만 늘 가난한 삶을 면치 못하셨다”고 소개했다. 이날 면담에서 한씨는 작년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지만 가게 임대료와 월세를 내기도 빠듯한 형편을 소개하며 “잘 살고 못사는 것에 대해 조상 탓을 할 수는 없지만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딱 맞는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친일파 자손이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아온 것에 비하면, 어르신께 우리가 해드린 것이 너무 없다”며 “‘그때는 국가가 어려울 때니까 뭐~’라는 편한 웃음에 그렇지 않아도 죄송스런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어려운 생활 중에도 나라와 집안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놓지 않으시는 한상조 어르신이 건강히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면서 “이 삐뚤어진 것을 바로잡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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