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프랑스 파리의 한 미술관 수장고에서 사라진 파블로 피카소의 1911년 작품 한 점이 미국을 거쳐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다.
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주미국 프랑스 대사관에 피카소 작품 ‘미용사’(La Coiffeuse)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지난해 12월 벨기에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는 배에 실려 밀반입되다가 미국 세관에 적발됐다. 당시 미국 세관은 작품 송장에 30유로짜리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적힌 이 그림이 온도ㆍ습도 조절이 가능한 보관소로 운송되는 걸 수상하게 여기고 조사에 착수했다. ‘미용사’ 밀반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가로 33㎝, 세로 46㎝ 크기의 캔버스에 그린 이 유화는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다. 미국 세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프랑스는 올해 초 퐁피두센터의 미술 전문가들을 보내 이 작품이 ‘미용사’ 진본임을 확인했다. 작품에는 약간의 손상이 있어서 복원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사’의 가격은 1,350만 유로(약 17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미용사’는 독일 뮌헨에서 1988년 마지막으로 일반에 공개, 전시됐다. 그 후 파리로 돌아와 퐁피두센터 수장고에 보관됐다가 2001년 인도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보내려던 과정에서 분실 사실이 확인됐다. 퐁피두센터는 조만간 이 작품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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