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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교도소 영화같은 '패싸움 가장한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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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교도소 영화같은 '패싸움 가장한 살인'

입력
2015.08.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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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샌퀜틴 교도소 탈옥 미수사건의 주인공 휴고 피넬(71).
샌프란시스코 샌퀜틴 교도소 탈옥 미수사건의 주인공 휴고 피넬(71).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ㆍ경비 시설 및 감시 인력을 갖춘 미국의 한 교도소. 수감자들이 운동시간 교도소 앞 뜰에 나와 한가롭게 거닐고 있다. 하지만 은밀한 신호와 함께 소란이 일어나는 듯 하더니, 곧 수감자들간 패싸움으로 번진다. 이 와중에 일부 수감자들이 다른 동료 수감자를 날카로운 흉기로 찔러 쓰러뜨린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1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교도소에서 폭동이 일어나 재소자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망자는 1971년 샌프란시스코 샌퀜틴 교도소 탈옥 미수사건의 주인공 휴고 피넬(71)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도소 측은 “피넬이 2명의 수감자들에 의해 살해됐다”라며 “그들은 스스로 만든 무기를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부상자 중 5명은 중상을 입고 교도소 밖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나머지는 교도소 내 의료시설에서 치료 중이다. 교도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측은 피넬을 살해한 두 명의 수감자들을 상대로 범행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새크라멘토 교도소에는 약 2,300명의 재소자들이 수감돼 있다.

그러나 피넬의 변호사는 최근 교도소 측이 독방에 있던 피넬을 갑자기 일반 수감실로 이송한 정황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피넬 측 변호사에 따르면, 피넬은 교도소 내 흑인 수감자들의 범죄조직인 ‘블랙 게릴라 패밀리’의 우두머리 조지 잭슨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백인 수감자들의 범죄조직 ‘아리안 형제단’으로부터 끊임없는 살해 협박에 시달려 왔다. 피넬은 특히 1971년 샌프란시스코 샌퀜틴 교도소 수감 시절, 흑인 인권운동에 적극 관여해 ‘혁명 영웅’으로 불리는 등 흑인 수감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케이스 와틀리는 “피넬은 과거 행적 때문에 교도소 내 백인 조직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라며 “교도소 측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피넬을 일반실로 옮겼다”라고 주장했다.

교도소 측은 “최근 1,000명에 가까운 재소자들이 독방을 사용하고 있어 교도소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피넬은 가장 오랜 기간 독방을 사용해 온 재소자였기에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였다”라는 입장이다.

피넬은 니카라과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출신으로, 196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성폭행등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이후 1971년 솔레다드 교정 시설에서 교도관을 살해했고, 샌프란시스코 샌퀜틴 교도소에서는 탈옥을 감행하다 교도관 2명을 공격한 혐의까지 더해져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2014년 5월까지 10번의 가석방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거부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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