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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많이 흘리면 체력저하… '氣' 보강엔 황기차가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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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많이 흘리면 체력저하… '氣' 보강엔 황기차가 으뜸

입력
2015.08.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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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차
황기차

‘도한(盜汗)’이라는 말이 있다. 그대로 해석하면 ‘땀을 도적질 당한다’라는 뜻이다. 땀은 성분이 오줌과 비슷한 몸의 노폐물인데, 누가 좀 훔쳐 가면 어때서 이런 말이 나왔을까. 적어도 땀의 성분이나 물질적인 입장에서만 바라본다면 그렇긴 하다. 하지만 한의학적 입장에서는 다르다. 물질적인 면뿐만 아니라 에너지 차원인 ‘기’의 변화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학문의 특성상 노폐물인 땀이 배출될 때 양기(陽氣)도 함께 발설되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과거보다 길고 힘든 여름을 보내게 됐다. 날씨가 더워 체온이 높아지면 몸은 다시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생리적으로 땀을 내고 증발시켜 피부 표면을 냉각시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나친 땀 흘림이 무력하고 지친 여름을 보내게 되는 주된 이유다. 삼복의 보양식은 땀으로 빠져나간 양기를 회복하기 위해 생긴 식문화라 할 수 있다.

생리적으로 소량씩 자연스럽게 흘리는 땀이야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지나친 땀은 체력저하로 이어지므로 여러 가지 질병으로 이환될 수 있다. 그래서 질병의 진단에서는 항상 땀의 유형, 다소, 부위 등에 대해 자세히 확인한다. 생리ㆍ병리적으로 이처럼 중요한 땀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약물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황기’다.

황기(Astragali Radix)는 콩과식물 다년생 초본의 뿌리다. 콩과식물이라 황기의 잎은 같은 콩과식물인 아카시아 잎을 닮았다. 뿌리의 맛이 달다고 해서 ‘단너삼’이라고 부르는데, 너삼(苦蔘)과 잎, 꽃, 줄기의 모습이 흡사하다. 야생으로 자라는 너삼과 단너삼의 외양은 비슷하지만 뿌리를 캐서 맛을 보면 금방 구분할 수 있다. 노랗고 반짝인다고 다 금이 아니듯, 단너삼은 달지만 너삼은 소태처럼 쓰다. 황기는 본초서에 항상 인삼과 나란히 보기약(補氣藥) 편에 수록된다. 인삼과 더불어 ‘기’를 보하는 대표약이라는 뜻이다. 황기는 생으로 쓰면 자한(自汗), 도한(盜汗)과 같은 땀을 없애고, 꿀로 볶아서 쓰면 가라앉은 기운을 올리고 피로를 없애며, 원기부족에 의한 설사, 하혈, 자궁하수 등을 치료한다.

황기의 처방 기준은 한의학의 바이블 ‘금궤요략’에서 시작된다. 금궤요략에서는 ‘존영인(尊榮人)’이라는 인물 묘사를 통해 황기 적응증을 밝혔는데, 존영인은 높은 신분에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뼈는 약하고 살이 많이 찐 사람이다. 평소 식사는 잘하지만 항상 피곤하며 땀을 많이 흘리고, 감기에도 잘 걸린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본다면 체격도 좋고 허우대도 멀쩡하지만 식은땀을 잘 흘리고 쉽게 지치며 면역력도 떨어지는 ‘저질체력’의 소유자라 할 수 있다. 황기가 단맛을 가진 부드러운 보약이라 누구에게나 좋겠지만, 마른 사람보다는 살찐 사람, 그 중에서도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으면서 붓는 사람, 기운이 없어 항상 피로한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는 의미다.

황기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절편 건조된 황기를 구입하면 된다. 3년 근 이상, 연수가 오래된 황기일수록 좋다. 황기차와 삼계탕은 누구에게나 좋지만 특히 몸이 무르고 살이 찐 이 시대의 존영인에게 권한다.

허담 옴니허브 대표ㆍ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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