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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할리우드 여배우의 소신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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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할리우드 여배우의 소신 발언

입력
2015.08.1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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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영화 '트와일라잇'시리즈 3편 '이클립스'의 홍보를 위해 내한했을 당시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0년 영화 '트와일라잇'시리즈 3편 '이클립스'의 홍보를 위해 내한했을 당시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한국일보 자료사진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애매모호하면서도 낯선 발언이 대중들의 귀와 눈을 집중시킨 하루였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연예매체 피플의 보도에 따르면 스튜어트는 최근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성 정체성을 규정짓지 않고 애매하게 남겨두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스튜어트는 “사람은 스스로를 규정하고 싶을 때, 그리고 그러한 능력이 될 때 자신을 규정하게 된다”며 “그러나 난 여배우로서 매우 불분명한 세상에 살고 있고 이점이 좋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남자로든 여자로든 성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하고 살기보다 아직까지는 어중간하게 성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스튜어트는 “미래에는 ‘동성애자’나 ‘이성애자’를 규정 짓는 것도 다 사라질 수 있다”며 “나에 대한 어떤 관점이 생길 수 있기에 커밍아웃은 옳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내가 궁금하면 구글 검색을 해보길 바란다”며 “난 숨기는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로 자신을 볼 수도 있고 사람들의 그런 인식을 거부하진 않겠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화 ‘트와라잇’ 시리즈로 스타가 된 스튜어트는 유명 배우 로버트 패티슨과 오랜 연인으로 지낼 때만 해도 성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을 야기하진 않았다. 그는 패티슨과 교제 중에 한 눈을 팔며 대중들의 입에 올랐고 이후 패티슨과 결별한 뒤 자신의 여비서 등 몇몇 여성들과의 염분설을 뿌렸다.

동성애나 양성애가 아직 낯설고 혼란스러워서일까.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에는 스튜어트의 발언을 신기해 하거나 비하하는 내용들이 꽤 많이 올라왔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아직 규정짓지 못했다는 한 유명 배우의 용기 있는 발언에 대한 존중은 그리 많지 않았다. 스튜어트는 지난 4월 한 패션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는 혐오스러울 정도로 성차별주의가 만연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의 성 정체성이 무엇이든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용기 있게 밝히는 배우임은 분명하다. 정치적 문제나 사회적 이슈에 몸 사리기 바쁜 한국 연예인들이 적어도 배워야 할 미덕 아닐까.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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