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챔피언십, 난코스 악명 높은 콜러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개막
‘벙커의 비극’이 도사리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PGA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이 14일(한국시간) 개막한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은 지구상에서 가장 악명 높은 골프 코스로 유명한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 휘슬링 스트레이츠골프장(파72ㆍ7501야드)에서 펼쳐진다. 1998년 정식 개장된 이곳에는 무려 1,012개의 벙커가 똬리를 틀고 있다. 18개 홀당 56.2개 꼴이다. 크기는 지름 1m남짓한 것부터 운동장만 한 것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벙커는 80여개 안팎이라는 평가다.
벙커는 매년 사라졌다가 만들어지기를 반복한다. 2010년에는 967개였지만 올해는 45개가 늘어났다. 선수들은 빼곡히 자리잡은 벙커 가운데 뱀처럼 휘어져 있는 페어웨이 때문에도 진땀을 빼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는 벙커의 비극으로 유명한 ‘더스틴 존슨 벙커’가 자취를 감췄다는 사실이다. 더스틴 존슨 벙커는 2010년 이 대회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선두를 달리던 더스틴 존슨(31ㆍ미국)을 끌어내린 ‘악마의 홀’이다. 존슨은 당시 이 곳을 페어웨이로 착각해 클럽을 갖다 댔다가 2벌타를 받고 공동 5위로 추락해 우승권에서 밀려났다. 현재 이곳에는 벙커 대신 갤러리들을 위한 관람석을 설치됐다. 벙커의 희생양이 됐던 존슨은 “올해는 실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왜냐하면 그 곳에 관람석이 생겼기 때문이다”라며 “PGA에 감사 드린다”며 농담을 했다.
대회 주최측은 모든 선수들에게 어떤 곳이 벙커이고 벙커가 아닌지를 충분히 공지한다는 입장이다. 선수들에게는 ‘모래로 채워진 곳은 전부 벙커’라고 적혀 있는 벙커 안내 책자가 별도로 배포됐다.
한편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ㆍ북아일랜드)에게는 ‘미국인의 우승을 저지하라’는 지상 과제가 떨어졌다. 올해 메이저 대회의 절반은 PGA의 신성 조던 스피스(21ㆍ미국)이 가져갔다.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제패한 스피스는 이번 PGA 챔피언십까지 미국 땅에서 열리는 3개 대회를 석권하는 ‘아메리칸 슬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리티시 오픈마저 재크 존슨(39ㆍ이상 미국)이 가져갔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자존심을 세우고 스피스가 위협하는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보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축구를 하다 발목을 다친 매킬로이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친구들과 열흘에 4∼5차례 축구를 한다“며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축구를 하다가 발목 인대를 다쳐 디오픈과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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