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는 '포워드 왕국'으로 불린다. 애런 헤인즈-문태종-이승현으로 이뤄진 화려한 라인업에 김도수-김동욱-허일영까지 포진하고 있다. 내년 1월말이면 상무에서 최진수까지 전역한다. 포워드로만 2개 팀을 꾸릴 수 있을 정도다.
쟁쟁한 이름값 속에 또 하나의 '비밀병기'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올 시즌 다시 합류한 김민섭(27ㆍ194㎝)이다. 전주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1년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은 김민섭은 데뷔 첫 시즌(2011~12) 46경기에 출전, 평균 9분35초를 뛰며 3.9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첫 해 가능성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2012~13시즌 고질적인 발목 통증과 양쪽 정강이에 피로 골절 증세로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두 번째 시즌을 마치고 군 복무를 시작한 김민섭은 하루 일과를 마치면 꾸준히 개인 운동을 했다. 러닝과 줄넘기로 체력 위주의 훈련과 슈팅 연습으로 감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군 복무를 마친 뒤 팀에 다시 합류했다. 중국 전지훈련에서는 쾌조의 슛 감각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민섭은 "군 복무 기간 동안 몸을 만든다고 개인 운동과 새벽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는데 혼자 하니까 힘들었다"면서 "지금은 팀에서 함께 훈련을 한 덕분에 몸이 많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어 포워드 왕국이 된 팀에 대해서는 "같은 포지션에 좋은 선배들이 많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하고 기회가 오면 꼭 잡아야 한다"며 "제일 나이가 어리니 파이팅 넘치고 패기 있고 궂은 일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김민섭에게 "수비와 리바운드에 중점을 두면서 기회가 오면 과감히 슛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추 감독의 주문사항은 김민섭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슛은 누구한테도 안 밀릴 자신 있다"면서 "시즌도 앞당겨진 만큼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더 농구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섭의 공격력은 전주고-성균관대 재학 시절 충분히 인정 받았지만 느린 스피드는 약점으로 지적 받았다. 김병철 오리온스 코치 역시 "스피드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섭은 "한 때 98㎏까지 쪘는데 지금 93~94㎏ 정도 나간다. 더욱 감량을 해서 89~91㎏까지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또한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센터를 봐서 수비 시 스피드가 느리다는 약점이 있었는데 추승균 KCC 감독님도 현역 시절 그렇게 빠르지 않았는데 약점을 상쇄했다. 나도 체중 조절과 순발력 강화 훈련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1년차 때 2번(슈팅 가드)으로 뛰기도 했는데 스피드만 끌어올린다면 키를 활용한 미스매치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긴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사진=김민섭.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