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홈런 레이스가 한 여름의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넥센 박병호가 사상 첫 4년 연속 홈런왕을 향해 가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NC 에릭 테임즈도 맹추격 했다.
박병호는 12일 목동 NC전에서 1-3으로 뒤지고 있는 1회말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이태양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시속 138km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솔로포를 날렸다. 시즌 41호 홈런이다. 전날 NC전에서 5회말 투런(39호), 8회말 솔로포(40호)에 이어 3연타석 홈런이다. 3연타석 홈런은 KBO 시즌 4호, 통산 42호이며 박병호 개인으로는 2호다. 박병호는 지난해 9월 4일 목동 NC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친 바 있다.
박병호는 홈런왕을 차지했던 지난 3년간도 후반기로 갈수록 더 많은 홈런을 생산해냈다. 올해도 비슷한 패턴이다. 4월까지 6홈런으로 주춤했던 박병호는 5월과 6월에는 각각 9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7월에는 10개의 아치를 그려 홈런 레이스에서 앞서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10경기에서 7개의 대포를 터트렸다. 지난 9일 대구 삼성전부터는 4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 중이다.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박병호의 뒤를 쫓는 2위 테임즈의 추격 페이스를 무시할 수 없다. 테임즈는 이날 7-6으로 앞선 4회 2사 후 김영민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37호포다. 최근 테임즈가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박병호도 아직 사정권 안에 있다고 봐야 한다.
누가 홈런왕을 차지해도 의미가 남다르다. 박병호는 역대 최초 4년 연속 홈런왕을 꿈꾸고 있다. 테임즈는 2005년 서튼(당시 현대) 이후 10년 만에 외국인 타자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잠실에서는 삼성이 LG를 4-1로 따돌렸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6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8승(8패)째를 거뒀다. 삼성은 이날 임창용이 시즌 20세이브째를 거두며 KBO리그 최초 팀 1,100세이브를 기록했다. 부산 롯데-SK전은 우천 취소됐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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