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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안화 절하에 시장 혼란, 치밀한 전략적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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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안화 절하에 시장 혼란, 치밀한 전략적 대응을

입력
2015.08.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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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잇따른 위안화 평가절하에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일 위안화 가치를 1.86%, 12일에 1.62%를 각각 인하했다. 중국의 기습조치로 인해 아시아 각국의 증시와 환율이 요동쳤다. 우리 증시도 이틀 연속 낙폭을 키웠고, 원ㆍ달러 환율은 치솟았다. 중국 당국은 11일 위안화 평가절하가 일회성임을 강조했지만, 다음날 추가 절하조치로 시장 혼란을 가중시켰다.

중국 당국은 이번 조치를 환율개혁의 일환으로 설명한다. 은행 간 외화거래 가격과 수급 상황 등을 반영해 고시 환율을 실제 시장가격에 맞게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해온 것이기는 하다. 중국 인민은행도 IMF 특별인출권(SDR)의 기반통화(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시키려는 사전조치로 환율 고시방식을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SDR 바스켓 편입은 위안화를 세계 기축통화의 하나로 간주할 수 있다는 뜻으로, 위안화 위상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 지금은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만 바스켓에 편입되어 있다. IMF가 중국의 조치를 “환영할 만한 진전”이라고 평가한 이유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수출 부문의 경쟁력이 떨어지자 환율 카드를 꺼내 상황을 뒤집으려는 절박함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세 차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제조업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환율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의회는 당장 “환율 조작으로 미국에 엄청난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는 비판하고 나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위안화 평가절하는 수출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위안화 이슈가 갑자기 나오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원화 등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신흥시장에서 외국 자본 이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면 중간재 수출이 많은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도 없지는 않다. 또 이 정도 수준의 평가절하는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결코 안심할 일은 아니다. 엔화처럼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평가절하된다면 결국 우리 수출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세계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엔저의 피해를 보고 있다.

지금처럼 환율이나 금리 등 금융부문이 시장의 핵심변수로 등장할 때는 정부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다.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수출 전략도 다시 짜야 할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공격적인 재정ㆍ금리정책을 동원하는 것도 겁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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