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타이거 우즈를 언더독으로 만든 언더독
ESPN, 양용은의 메이저 신화 재조명
“양용은이 타이거 우즈를 끌어내린 이후, 메이저 대회가 달라졌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미국프로골프(PGA) PGA챔피언십 개막을 이틀 앞둔 12일(한국시간) ‘바람의 아들’ 양용은(43ㆍKB금융그룹)이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대서특필됐다. 양용은은 2009년 이 대회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0ㆍ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09년 우즈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골프황제로 철옹성 같은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당시 PGA챔피언십에서도 그가 우승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우승하는지가 관심이었을 정도였다. 반면 양용은은 세계 랭킹 460위에 불과한 무명이었다. 제주도의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양용은은 잭 니클라우스와 닉 팔도의 영상을 보며 독학으로 골프를 배웠다. 우즈가 21세에 마스터스를 제패한 데 비해 양용은은 22세까지 PGA투어대회 이븐파도 치지 못했다. 우즈와 PGA챔피언십 챔피언조에서 만날 때까지 양용은의 투어 우승은 1회에 불과했다. 투어 통산 70승의 우즈 앞에서 그는 완전한 ‘언더독’(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선수)이었다.
하지만 ESPN은 이날 양용은이 우즈를 또 다른 언더독으로 주저앉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양용은은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70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즈를 3타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양용은이 이글을 친 14번 홀이 승부처가 됐다.
PGA를 지배했던 우즈의 인생은 이 때부터 달라졌다. 그해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 터졌고, 우즈의 삶은 이혼, 부상으로 점철됐다. 2013년까지 우즈는 두 시즌에서 무승으로 내리막 길을 걸었다. 아직까지도 몰락한 골프황제의 부활은 안개 속이다. ESPN은 “만약 우즈가 또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다 해도, 그는 언더독으로서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용은 역시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부진을 거듭했다. 6년간 우승 없이 추락한 양용은은 PGA투어 시드가 없지만 전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양용은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어게인 2009’를 꿈꾼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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