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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포스코 의혹’ 배성로 前 동양종건 회장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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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포스코 의혹’ 배성로 前 동양종건 회장 소환

입력
2015.08.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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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한달 만에 오늘 직접 조사

400억원대 횡령ㆍ 배임ㆍ사기 혐의

정준양 등과 커넥션 밝혀낼 지 관심

이명박(MB)정부 시절 포스코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이 12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북(TK)지역의 유력 기업인인 배 전 회장은 MB정부 실세들은 물론,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ㆍ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부회장에 대한 두 차례의 구속영장 기각 등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포스코 비리 수사가 배 전 회장 조사를 계기로 돌파구를 찾게 될지 주목된다.

1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12일 오전 배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지난 3월 그를 출국금지한 지 5개월 만, 그리고 지난달 3일 동양종건과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한 지 한 달여 만에 직접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배 전 회장은 2003년 동양종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2005년부터는 영남일보 회장직만 맡고 있으나, 여전히 동양종건의 최대주주(지분율 35%)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과 회계분석 등 장기간의 내사와 최근 동양종건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배 전 회장이 회삿돈 6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했다. 또 동양종건의 자산을 계열사인 운강건설이나 영남일보 등에 몰아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파악했다. 운강건설의 지분구조는 배 전 회장 본인이 79%, 자사주 20%로 돼 있어 사실상 배 전 회장의 1인 회사나 마찬가지다.

아울러 그는 다른 계열사인 동양이앤씨의 풍력발전 사업과 관련, 재무제표를 조작하는 수법 등을 통해 금융권에서 200억원 이상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배 전 회장의 횡령ㆍ배임ㆍ사기 총액이 400억원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분식회계 규모도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밝혀낸 그의 범죄 혐의는 포스코그룹에서 하청받은 국내ㆍ해외 건설사업과도 일부 관련돼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동양종건 및 계열사 경영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그의 ‘개인 비리’에 가까운 셈이어서, 포스코 비리나 정 전 회장 등과의 유착 의혹이라는 이번 수사의 ‘본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정당국 주변에서는 정 전 회장 재임 시절의 포스코 비리 상당수에 배 전 회장이 깊숙이 관여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TK지역의 ‘숨은 실세’로 불린 배 전 회장은 2009년 초 정 전 회장이 포스코 수장에 오를 당시, MB정부 핵심 인사들을 소개해 주거나 그를 둘러싼 각종 추문들을 방어해 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은 그 대가로 포스코의 해외 공사를 동양종건에 맡긴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은 ‘사업 파트너’에 가깝고, 오히려 배 전 회장이 갑으로 행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공사 경험이 전무했던 동양종건은 정 전 회장 취임 이후, 인도와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포스코의 굵직한 해외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때문에 검찰은 포스코 비리의 핵심을 찌르기 위해선 배 전 회장의 ‘입’을 여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그와 포스코 수뇌부의 커넥션을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종건 측은 “어떠한 특혜도 없었고, 모두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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