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인물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지난 7일 일본으로 돌아간 지 나흘 만에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신 전 부회장은 11일 오후 10시 25분께 일본 도쿄 하네다발 항공편으로 입국해 김포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그는 한국에 온 이유와 주주총회 대응 방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의 지시 여부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대결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일본 법무성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핵심 투자회사인 L제1투자회사~L제12투자회사 중 L4ㆍL5ㆍL6투자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회사에 대해 대표이사 등기 변경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기 변경이 신청된 9개 L투자회사는 지난달 30일 이전까지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었으나 31일자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공동 대표이사로 등기가 변경됐다.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가 대표이사로 등재됐다가 신 회장으로 대표가 바뀐 L4ㆍL5ㆍL6에 대해선 아직 변경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대표로 있던 L투자회사들에 7월말 신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로 올랐는데, 이에 대해 형인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복권시키기 위해 등기 변경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의 이번 귀국은 예상치 못한 신 회장의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개최 발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 회장의 갑작스런 기습 공격에, 같은 배를 탄 신 총괄회장과 대응책 마련을 위한 방한이란 분석도 나온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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