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감호 수감 중 입원치료를 받다 도주 후 자수한 성폭행범 김선용(33)씨가 도주 과정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여성은 김씨를 설득, 자수토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9일 오후 2시께 치료받던 병원에서 도주한 김씨가 10일 오전 대전 대덕구 한 가게에 들어가 혼자 있던 여주인을 성폭행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가게에 들어갔다 성폭행을 저지른 후 8시간가량 함께 머물렀으며, 여주인의 설득으로 오후 5시 52분께 둔산경찰서에 자수의사를 밝혔다. 그는 오후 6시 55분께 피해자와 함께 경찰서에 출두, 자수했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여성의 설득과 함께 자신의 수배사실을 알게 된 후 심적부담감을 느꼈고, 도피행각을 이어갈 경우 추가 범죄를 저지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병원서 도주 후 인근 아파트 의류수거함에서 평상복을 훔쳐 입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길을 이용하여 대전시내를 밤새도록 돌아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수갑을 풀고 화장실에 들어가 용변을 보던 중 순간적으로 삶에 회의를 느껴 감호자들의 감시 소홀을 틈타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2010년 6월 3차례에 걸쳐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2012년 징역 15년 및 치료감호 선고를 받고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수감 중이었으며, 지난 6일 이명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김씨를 감시하던 공주치료감호소측은 김씨가 도주한 후 1시간 30분이 지나 경찰에 신고해 조기 검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김씨가 도주 중에 추가 성범죄까지 저질러 치료감호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경찰은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한 후 김씨에 대해 치료감호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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