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수뢰 혐의 불구속 기소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김형근) 11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은 2010년 8월께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에서 경찰청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부산 건설업체 실소유주 정모(51)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조 전 청장은 2011년 7월에도 여름휴가 차 부산에 내려와 식당에서 정씨에게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형사사건 편의를 제공하고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의 승진을 부탁하며 조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돈을 전달할 당시 승진 경찰의 구체적인 실명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정씨의 보험성 뇌물로 파악하고 있다. 정씨가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잦은 고소고발에 노출돼 경찰 고위 간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조 전 청장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추후 경찰 승진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로 조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넨 것 같다”며 “구체적인 대가성이 없고 건설업자의 보험성 뇌물로 보이는 점, 전직 경찰청장으로 도주 우려가 없는 점 등을 들어 불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청장은 “결코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결백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