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보다 32% 포인트 낮은 것으로 드러나
환경부도 묵인…도 감사위 진상 파악나서
제주도가 상수도 유수율을 6년간 조작해 거짓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성택 제주도수자원본부장은 11일 제주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상수도 유수율 통계를 솔직하게 발표하지 못한 잘못을 저질렀다”며 “도민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유수율은 정수장에서 생산한 상수도가 누수량과 공공용수를 제외하고 가정까지 도달하는 양을 백분율로 환산한 수치로, 요금으로 부과되는 비율을 말한다.
수자원본부는 지난 2007년 이후 제주지역 상수도 유수율을 76%, 누수율을 14%로 발표해 왔다. 하지만 수자원본부가 이날 실토한 유수율은 44%로 32%포인트나 낮았다. 반면 누수율은 28%포인트가 늘어나 42%까지 올라갔다. 상수도 절반 가까이가 땅 속에서 버려진 셈이다.
수자원본부는 상수도 유수율이 44%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지난 2009년 광역상수도 2단계 사업을 마무리한 뒤 유수량을 측정하면서 확인했지만, 이후 6년간 국비 확보와 상수도 경영평가 등을 위해 통계를 조작해 발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이전까지는 상수도 생산량을 측정할 수 있는 계량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수자원본부도 정확한 유수율을 파악하지 못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 2011년 환경부도 도와 함께 실시한 조사에서 유수율이 44%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수자원본부의 설명이다. 수자원본부의 말이 사실이라면 환경부도 지금까지 도가 유수율 통계를 조작한 사실을 묵인한 채 제주 도민을 속인 셈이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이 같은 수자원본부의 상수도 행정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홍 본부장은 “상수도 생산량을 정확히 계량하기 위해 올해 15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라며 “그동안 이뤄진 잘못된 관행에서 탈피해 수자원행정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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