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교복 입기 사업' 협약
도내 학생 90만명 혜택 볼 듯
경기도가 내년부터 도내 중고생들에 반값 교복을 제공한다.
경기도와 도교육청, 경기섬유연합회는 11일 도청에서 대기업 제품의 반값에 교복을 제공하는 내용의 ‘착한 교복 입기 사업’ 협약을 맺었다. 이전 기초단체 차원의 교복 공급사업은 있었지만 광역단체가 중고생 전체에 교복을 저가 공급하는 것은 경기도가 처음이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교복디자인 40종을 개발하고 섬유연합회는 고품질 기능성 섬유 소재를 최소 비용으로 공급한다. 또 도내 중소 교복제작업체가 교복을 제작해 기존 대기업 제품의 반값인 20만원대(동복 기준)에 제공한다. 도교육청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실수요자의 참여와 의견 수렴을 담당한다.
이미 디자인 제작을 마친 경기도는 10월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참석하는 교복 품평회를 열고 디자인, 색깔, 원단 소재, 활동성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어 11월 4일에는 논의된 내용을 반영해 디자인한 교복 패션쇼도 연다.
도는 착한 교복 입기 사업으로 도내 학생 90만명(내년 중고 신입생 27만명)과 학부모 200만명이 경제적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750억원 규모의 교복시장에 도내 섬유업체 30곳과 700~800개의 제작업체가 참여하는 길을 열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경기도가 반값 교복 사업에 나섬에 따라 기존 고가품 위주의 대기업 교복시장과 타 지자체에 미칠 영향도 기대된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조사 결과 교복원가는 제품가격의 20~30% 수준으로 그 동안 유통마진이 과다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번에 경기도가 디자인을 제공하고 섬유업체들이 고급 원단과 제작을 담당해 반값 교복 제공에 나서면 대기업이 지배하는 교복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반값 교복의 수용 의사를 타진하게 되며 만약 다른 디자인을 원할 경우 경기도와 함께 추가 디자인 작업에 나서게 된다. 반값 교복 선택이 필수는 아니지만 학부모에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여 대다수 학교가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약은 도청ㆍ도교육청 연정의 하나로 추진된 것으로 협약식에는 남경필지사와 이재정 도교육감, 이 사업을 제안한 김영환(새정치민주연합ㆍ고양7) 도의원, 디자이너 장광효 씨도 참석했다.
남경필 지사는 “이번 사업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연정의 첫번째 사업”이라며 “도내 업체들이 양질의 교복을 제작해 학생 학부모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도의원은 “5년 전부터 실태조사를 통해 반값 교복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남지사와 이 교육감이 열린 마음으로 사업에 동의해 경기도민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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