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향해 2%가 아쉬웠던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 대권 도전을 위해 '농구를 알고 한다'는 두 명의 '타짜' 슈터 문태종(40)과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34)를 영입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2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중국 전지훈련에서 둘의 호흡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문태종은 2013-2014시즌 창원 LG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없지만 큰 무대에서 언제든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정교한 외곽포를 갖췄다. 2008년 처음 한국 코트를 밟은 최장수 용병 헤인즈는 두 말할 필요 없다. 2009-2010시즌 울산 모비스에서 통합 우승을 경험했고, 2012-2013시즌에는 SK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둘은 오리온스에 '강팀 DNA' 이식을 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문태종은 "우리 팀에 공격력이 좋은 선수가 많아 강점이 될 것"이라며 "우승에 대한 책임감은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올 시즌 역시 항상 우승을 노렸던 것처럼 도전하겠다. 부상만 없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헤인즈는 "매년 목표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기량을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 초반부터 꾸준한 페이스로 끝까지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정상까지 오르고 싶은 바람이다. 모비스나 SK가 우승할 때도 그랬지만 시즌 막판에 어느 팀의 전력이 잘 갖춰졌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태종과 헤인즈는 서로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문태종은 "연습 경기를 치러봤는데 일단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헤인즈의 플레이 스타일은 데이본 제퍼슨(전 LG)처럼 자기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고, 동료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패스 능력도 갖췄다"고 칭찬했다.
헤인즈 또한 "서로 얘기를 해봤는데 부상 없이 팀의 단합만 잘 되면 큰 사건을 낼 것"이라며 "2대2 호흡도 잘 맞을 것 같다. 상대에서 도움 수비가 들어오면 공을 빼줘 찬스를 만들어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돌파를 하면 된다. 문태종이 워낙 영리한 선수라 움직임을 적절하게 잘 가져가기 때문에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팀 동료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가르쳐주고 있다. 문태종은 "코트에서 형으로 신뢰감을 주고 싶다. 동료들이 슈팅 부분을 물어보면 관련 조언들을 많이 해준다. 새로 합류한 조 잭슨은 물론 센터 장재석도 많이 물어본다. 장재석은 대표팀 시절부터 자주 그랬다"며 웃었다.
헤인즈는 "미국에 있을 때부터 잭슨에게 문자를 통해 한국 농구를 알려주고 중국에 와서도 틈 나는 대로 얘기를 해줬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이끌어 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을 익혀야 한다. 누가 골밑에서 마무리를 잘하고, 외곽을 잘 쏘는지를 파악하는 게 먼저다. 한국은 다른 나라 리그에 비해 도움 수비가 많아 외곽 찬스를 많이 봐야 한다. 우리 팀은 슈터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밖으로 잘 빼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문태종은 "지난 4년간 동생(삼성 문태영)보다 플레이오프 성적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동생보다 좋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자존심 대결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의 전력이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태영이가 대표팀을 뛰고 와 힘들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형제 대결에서 필승 각오를 드러냈다.
헤인즈는 "SK를 만나면 미묘한 감정이 들 것이다. 3년 동안 뛰었지만 그런 마음은 지금 내가 오리온스에 있기 때문에 코트에서는 잊어야 한다. 아직 추일승 감독님이 나를 부르며 많이 찾지는 않고 있지만 시즌 때 자주 불러도 언제든 달려갈 마음의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오리온스 문태종(왼쪽)-헤인즈.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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