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설립 72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던 한국도자기가 10일 생산을 재개했다.
충북 청주시 청주산업단지에 자리한 한국도자기는 이날 오전 7시 공장 문을 다시 열었다. 경영난으로 지난달 1일 공장 가동을 중단한지 꼭 40일 만이다.
오전 7시 40분쯤 한국도자기 제1공장 정문으로 통근버스들이 줄지어 도착하면서 직원들의 출근이 시작됐다. 긴 휴업 끝에 출근한 직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곧 바로 업무 복귀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각자 작업 구역을 청소하고 기계를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틀 전 점화된 1공장과 2공장의 가마는 1,150도의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정상 가동됐다.
“서른 살에 입사한 후 이렇게 오랫동안 쉬어 본적은 처음”이라는 김순자(55)씨는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똘똘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도자기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디자인을 고급화하고 해외시장 공략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이달 말 상하이의 번화가에 전문 매장을 개점하고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참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경제위기 때도 그랬던 것처럼 직원 감축은 한 명도 하지 않고 생산량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며 “경영 혁신과 수출 증대로 자생력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1943년 청주에서 작은 도자기 공장으로 출발한 한국도자기는 충북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다. 1973년 본차이나 제품으로 세계시장에 이름을 알리며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값싼 중국산에 밀리며 경영난에 시달리더니 생산직원 400명을 한 달간 유급 휴직시키는 조건으로 지난달 1일 공장 운영을 중단, 지역의 안타까움을 샀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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