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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전부라… 뒷방 밀려난 '전설의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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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전부라… 뒷방 밀려난 '전설의 캡틴'

입력
2015.08.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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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50세 야마모토 마사, 살아있는 전설로 상징적 존재인데

LG 암흑기 헤쳐나간 한국 야구스타 이병규는 41세에 기약없는 2군 신세

야구 팬들도 그의 복귀를 기다릴 듯

▲ LG 이병규.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의 '살아있는 전설' 야마모토 마사(50)가 지난 9일 야쿠르트와 경기에서 일본 최고령 등판 기록을 49세363일로 늘려 화제가 됐다.

야마모토는 1965년생으로 지천명(知天命)이라 불리는 50세이다, 우리 나이로는 쉰 한 살이다. 국내 프로야구가 태동(1982년)하고 2년 후인 84년에 데뷔해 아직 뛰고 있다. 올해가 무려 32번째 시즌이다.

코칭스태프로도 중견에 접어들 나이까지 야마모토가 선수로 뛰는 원동력은 꾸준한 자기 관리가 첫 번째이지만 프랜차이즈 스타플레이어를 예우하는 일본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 9일 등판은 지난해 9월23일 요미우리전 이후 근 11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야마모토는 올 3월 무릎 부상까지 당했다.

나이가 50에 접어든 부상 선수를 다니시게 모토노부 주니치 감독이 무려 5개월을 기다려 기용한 이유는 분명하다. 야마모토는 은퇴 시점에 대해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통제에서 자유로운, 주니치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여기에 전력적으로도 여전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다니시게 감독의 판단 하에 팀 내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은 더 크다. 팬들에게는 그런 대선수를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야마모토 마사.
야마모토 마사.

야마모토와 2007년부터 3년간 주니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병규(41ㆍLG•등번호 9)의 처지와 새삼 비교된다. 지난 5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서 빠진 이병규는 재활을 마치고도 기약 없는 2군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 1군에 올라와봤자 대타 요원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다"는 이유다. 진로나 처우에 대해 어떠한 언질을 준 것도 없다. 이병규보다 두 살 적은 이승엽(삼성)과 이호준(NC)이 지명타자로 올 시즌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병규에겐 지명타자 자리를 내주기가 아깝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령의 야마모토에게 엔트리 한 자리를 맡긴 주니치도 리빌딩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요미우리와 센트럴리그 양강으로 군림했던 주니치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대대적인 리빌딩에 착수했다. 올 시즌에도 성적은 리그 최하위이다.

야마모토는 2008년 두자릿수 승리(11승)을 끝으로 2009년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6년간 15승을 보태는 데 그쳤다. 야마모토보다 아홉 살 적은 이병규는 불과 2년 전 불혹의 나이에 최고령 타격왕(0.348)에 올랐다. 이후 부진했다고 하지만 지난 시즌은 62경기 출전에 불과했고, 올 시즌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선발로 나간 건 고작 12경기뿐이다. 개막 5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LG가 5강 싸움을 하고 있더라도 이병규의 처지가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997년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이병규는 LG의 암흑기를 짊어지며 최소경기 2,000안타를 비롯해 타격왕 두 차례,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10연타석 안타 등 신기록을 제조하며 불세출의 스타플레이어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13년 그가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이끌지 않았다면 LG의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9일 홍성흔을 2군으로 보내면서 직접 불러 팀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당부했다. LG에서 이병규 역시 60여 명 중 한 명일 뿐인 선수는 아니다. 아무런 교감 없이 지금처럼 2군에 방치돼 있어야 할 명분은 여러모로 부족해 보인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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