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 두 2008년' 구조 개편안 마련
2007년초부터 지주사 재편 과정서
롯데스트래티직스인베스트먼트 설립
롯데홀딩스와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신동빈 회장이 제2 대표이사로 등재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일본 롯데그룹 내 L투자회사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1부터 12까지 일련번호가 붙는 L투자회사는 일본 롯데의 각 계열사들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지주사로 전환하거나 투자사와 합병하면서 탄생한 회사들이다. L투자회사는 국내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갖고 있어 사실상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06년 기업 지배구조 단순화의 일환으로 기업들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양도세와 취득세를 줄여주는 세제 혜택 정책을 폈다. 이에 롯데도 2007년초 ‘플랜 두(Do) 2008년’이라는 중단기 사업 구조 개편안을 마련해 3년에 걸쳐 지주회사 재편을 추진했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L제2투자회사ㆍL2)를 설립해 과자 빙과 등 식품 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게 했다. 식품을 제외한 부동산과 리스, 물산 등은 또다른 지주사 롯데스트래티직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관리하며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변경했다.
지난달 31일 12개 L투자회사들의 공동 또는 단독 대표로 등재된 신동빈 롯데 회장은 6월30일에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롯데스트래티직스인베스트먼트의 제 2 대표이사로도 등재됐다. 따라서 일본 뿐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은 각 지주사와 계열사들이 간접적으로 신 회장 지배 아래 놓이게 됐다.
식품ㆍ물류 부문의 계열사 롯데냉과ㆍ롯데물류ㆍ일본식품판매는 제3자 배정방식의 증자를 실시해 당시 자본금을 총 1,700억원대로 늘린 L3ㆍL4ㆍL6투자회사와 각각 합병했다. 이들 계열사는 이후 L2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롯데회관(롯데플라자)은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았으나 L5가 됐다.
롯데건강사업(L1)ㆍ롯데애드(L7)ㆍ롯데리스(L8)ㆍ롯데데이터(L9)ㆍ롯데부동산(L10)ㆍ롯데물산(L11)ㆍ롯데리아홀딩스(L12) 등 7개사도 제 3자 배정방식의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며 모두 L투자회사로 전환됐다. 이들은 또다른 지주사 롯데스트래티직스인베스트먼트의 지배를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L투자회사로 명칭을 통일한 것은 그룹의 양대 지주사가 거느린 자회사들을 쉽게 구분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며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도 2007년 하반기에 L투자회사 지배 아래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만 선임기자 trend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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