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홈 팀이 득점에 성공하자 관중석을 향해 물대포가 발사된다. 응원하는 팀의 한 방에 신이 난 관중들은 시원한 물대포에 무더위까지 싹 날린다. 뜨거운 여름을 잊게 만드는 깜짝 이벤트가 프로야구장의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SK는 지난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써머 페스티벌' 행사를 실시했다. 안전 요원들이 라이프가드 복장을 하고, 치어리더들은 래쉬가드 차림으로 서는 등 야구장 곳곳에 휴가지 분위기를 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단연 '물대포 응원'이다.
SK는 이날 응원단상에 2대의 대형 워터캐넌을 설치해 SK가 득점을 올리거나 공수교대가 이뤄지는 시간에 관중석에 물대포를 발사했다. 연일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운 여름에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시원한 응원을 펼치면서 휴가 기분도 낼 수 있었다.
'물대포 이벤트'를 먼저 선보인 건 신생구단 kt다. kt는 지난 1~2일 수원 롯데전에서 '워터 페스티벌'을 열었다. kt가 득점을 할 때마다 응원단석에 설치한 4대의 캐넌과 소방 호스로 관중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워터파크 못지 않은 '물놀이'를 선사했다.
특히 1일 경기에서 kt가 19득점에 성공하면서 물놀이는 절정을 이뤘다. 경기 전까지 무득점에 그칠 경우를 걱정했던 kt는 안타나 출루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물대포를 쏜다는 대비책도 준비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계속해서 득점에 성공하자 미리 준비해뒀던 물을 다 써 다시 한 번 채우기까지 했다. 빅 이닝이 이뤄지며 물대포가 계속 발사되자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kt 관계자는 '워터 캐넌을 운영하는 데 하루에 4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고 말했다.
kt의 이러한 깜짝 이벤트는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에 이색 장면으로 소개될 정도였다. MLB.com은 '야구장에서 워터 슬라이드만큼 짜릿함을 느낄 수는 없을까를 생각한 적이 있나'라며 'KBO리그에서는 당시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며 kt의 물대포 응원 장면을 소개했다. kt 관계자는 "팬들이 즐거워하시더라. 반응이 굉장히 뜨거워 추가 이벤트 진행을 고려 중이다"고 귀띔했다. 일찌감치 내년 시즌에는 워터 페스티벌을 확대 편성하자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KI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야 잔디석에 수영장을 설치했다. 지난달 24일 개장한 이 풀장은 오는 14일까지 홈 경기가 열리는 날마다 운영된다. 초등학생들까지만 입장할 수 있고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끝날 때까지 이용할 수 있다. 높이 4m의 물 미끄럼틀까지 설치돼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야구를 좋아하는 부모들과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야구장이 최고의 피서지가 되는 셈이다. KIA 관계자는 "하루에 300여명 정도가 이용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사진=kt의 물대포 응원.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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