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문화혁신특위원장 활동 마쳐
국회 병영문화혁신특위 위원장인 정병국(경기 여주양평가평ㆍ4선) 새누리당 의원이 ‘군사법원 폐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윤일병 사망 사건’‘여군 성추행 사건’등 국민적 지탄을 받은 사건에도 ‘솜방망이 처벌’만 내리는 군 사법체계를 통째로 손보자며 화두를 제시한 것이다. 최근 9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한 특위는 이 밖에도 옴부즈맨 도입, 징병대상자 DB활용을 통한 부적격자 입대 차단시스템 구축 등 39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해병대 출신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2011년) 시절 병영도서관 도입에 앞장서며 병영문화 혁신에 힘써온 정 의원은 5일“병영 내 사건사고는 군 내부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인권이 보장되는 병영문화 조성은 범 정부, 전 사회적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과제”고 밝혔다.
_지난 9개월의 특위 활동을 평가한다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간 유야무야 됐던 특위를 반면교사 삼아 병영특위에 5개 분과를 만들고 15명의 위원들이 전문성을 살려 심도 있게 활동하도록 했다. 12차례 전체회의, 10여 차례 현장방문, 2차례의 대국민간담회 를 거쳐 정책과제와 결의안까지 내놓게 됐다. 그러나 이는 권고에 불과하다. 법을 개정하고 해당 예산을 배정하는 데 국회와 정부의 협조, 국민적 동의가 절실하다.”
_군사법원 폐지는 이미 국방부가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는데.
“국방부를 설득하고 있지만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 심판관제도(일반장교가 법관으로 재판 참석)나 지휘관이 형량을 줄일 수 있는 감경권을 부분 폐지ㆍ보완하겠다는 정도의 입장만 밝힌 상태다. 그러나 국회에 제출된 (감경권 폐지 등의) 법안과 관련해 법사위가 특위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한 만큼 개정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오랜 군 개혁 과제인 ‘군사법원 폐지’논의를 이끈 정 의원은 17대 국회에서도 각종 개혁 법안을 주도했다. 그는 당시 소장파 핵심으로 ▦지구당 폐지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 한도 제한 ▦법인ㆍ단체의 후원 금지를 골자로 한 이른바 ‘오세훈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의 초안을 만들며 정치개혁에 불을 지폈다.
_현재 총선ㆍ공천 개혁 논의를 어떻게 보나.
“여야 모두 유불리만 따지며 접근하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두고 여당은 득표에 불리해서 반대하고 야당은 표 얻기가 수월해서 찬성하는 방식은 꼼수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서라도 의원 정수 늘리기가 어렵다면 현재 규모에서 시범적으로 해볼 수 있다. 개혁은 원래 불편한 것이다.”
_중진의원으로 ‘소장파 대표의원’이라는 브랜드가 부담스럽진 않나.
“중진이 돼도 원칙이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럴 이유가 없다. 다만 현재 정치개혁 논의에서 흐름을 제대로 주도하지 못하는 데 스스로 자괴감을 느낀다. 16ㆍ17대 때는 소위 개혁파 의원들이 매달 50만원씩 각출, 별도 사무실을 내고 전문가, 원외인사와 함께 공부하며 현안에 목소리를 냈었다. 19대 국회에선 그런 움직임이 없어 아쉽다.”
▦정병국의원은
친이계 핵심으로 불리는 4선의 중진의원. ‘영원한 소장파’로 불린다. 한나라당 사무총장, 문화부 장관 등을 지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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