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정현석, 인생을 되돌아 본 시기였을 것”
“로저스, 한 경기로 판단 힘들지만 매우 긍정적”
“동료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송진우 KBS N 야구해설위원은 위암 수술 후 복귀한 한화 외야수 정현석(31)이 가져온 ‘긍정의 힘’이 위기의 한화에 미친 영향을 높게 평가했다. 송 위원은 “수술 복귀 후 돌아와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한 걸 보면, 뭉치(정현석의 별명)가 그라운드 복귀를 얼마나 열망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며 “생명과 직결된 질병을 이겨내는 시간은 인생 자체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석의 복귀는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최근 공개된 한화그룹 광고에 직접 출연해 큰 감동을 선사했던 정현석은 지난 5일 인천 SK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전에서 광고보다 더 감동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해 말 위암 검진 후 위 3분의 2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그는 5회 황선일을 대신해 수비에 나서며 344일만에 1군 무대에 섰다. 7회초 그가 타석에 서자 상대팀 SK는 ‘정현석 선수의 건강한 복귀를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워 병마와 싸워 이겨낸 그를 반겼다. 정현석은 그 타석에서 오랜 기다림과 고통을 씻어내듯 깔끔한 우전 안타를 쳐냈다. 아쉬움이 덜 풀려서 그랬을까. 패색 짙던 9회 2사 3루 상황에서도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불꽃 활약을 펼쳤다.
하루 뒤인 6일엔 더 큰 감동이 찾아왔다. LG와 치른 대전 홈경기에서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홈 팬들의 열렬한 환호에 보답하듯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으로 4-1 복귀 첫 승에 크게 기여했다. 게다가 한화 새 투수 에스밀 로저스(30)는 9회까지 116개의 공을 뿌리며 역대 첫 외국인 투수 데뷔전 완투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실책 1위’한화 야수진도 이날만큼은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치며 이글스파크를 용광로로 만들었다.
한화는 위기였다. 이용규의 부상과 불펜진의 피로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정석현의 복귀 활약과 로저스의 등장은 그야말로 ‘한 여름 밤의 꿀’이었다. 송진우 위원은 “두 경기를 통해 팬이나 동료들만큼이나 정현석 본인도 굉장히 감동받았을 것”이라며 “이전보다 야윈 모습이었지만 뛰는 모습을 보니 쉬다 온 티가 안 났다. 정현석의 등장은 전력상에도 도움이 되지만 전력 외적으로도 한화에 상당한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저스 효과’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송 위원은 “한 경기만으로 판단하긴 힘들지만 9회까지 보인 흔들림 없는 투구는 이전 투수들보다 나은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며 “이날 완투를 통해 피로 쌓인 불펜진이 하루를 쉴 수 있었단 것만으로도 큰 기여를 한 셈”이라고 짚었다. ‘뭉치’정현석의 복귀 후 제대로 뭉친 한화는 6일 승리로 5연패를 끊고 5할 승률(49승 49패)에 복귀하며 다시 ‘가을 야구’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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