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만나… 생물학 새로운 혁명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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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만나… 생물학 새로운 혁명이 다가온다

입력
2015.08.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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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수학 / 이언 스튜어트 지음, 안지민 옮김, 사이언스북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저술가이자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며 찬사와 비난을 한 몸에 받는 위대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2013년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위대한 과학자≠수학을 잘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그는 수학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총명한 학생들이 과학자 되기를 기피하는 경향을 우려하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대부분의 과학적 아이디어는 세상의 일부분을 그 자체로서 연구할 때 불쑥 떠오른다. 그것은 완전하고 잘 조직된 기존의 지식 체계에서 유추되어 점차 형태를 갖추어 간다. 그러다가 뭔가 새로운 것이 발견되면, 그 후속 단계에서 분석을 진행하기 위해 수학과 통계학이 필요하다. 만일 최초의 발견자가 이 단계를 어려워하면, 수학자나 통계학자를 협력자로 영입하면 된다.”

오랜 기간 물리학은 수학과 강력하게 결합함으로써 거대한 우주의 생성 과정과 그 최소 구성 입자의 성질까지 밝혀낼 수 있었다. 이와 달리 지난 수백년 간 생명과학에서 수학은 기계적인 계산이나 통계 처리 등에 사용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주로 동물과 식물을 맨눈으로 관찰하고 분류하던 생물학이 생명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는 단계에 이른 오늘날까지도 수학과 별 연관이 없을까? 영국의 수학자이자 대중과학 저술가인 이언 스튜어트의 책 ‘생명의 수학’을 읽어보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생생한 사례를 통해 현대 생물학에서 다양한 분야에 수학이 활용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새로운 수학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윈 시대 초기 진화론의 수립기에는 지질학이 필수였다. 1960년대 화학은 세포생물학에서 필수적이었다. 그러다가 컴퓨터과학이 관여하면서 생물정보학이 출현했다. 이제 물리학과 수학이 이 소용돌이에 발을 들이고 있다. 생물학의 새로운 혁명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것은 수학과 생물학의 만남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수학은 생명체에 대한 자료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그 정보를 이해하는 도구가 되었다. 형태, 논리, 과정처럼 구조나 패턴이 있는 모든 것이 수학의 주제가 되며 패턴이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이는 불확실성이나 무작위조차도 그렇다.

저자는 강의 경험이 많은 생물학 선생님처럼 자상하고 익숙한 솜씨로 생물학의 발전을 개괄한다. 현대 생명과학의 지평이 수학을 통해 넓어질 수밖에 없는 구체적인 사례들도 상세하게 보여준다. 미생물과 DNA, 진화, 식물수비학, 바이러스, 신경망, 얼룩말의 줄무늬와 수컷 도마뱀들의 경쟁, 단백질 접힘, 인구 증가, 외계 생명체에 이르는 다양한 생물학적 주제들을 확률론과 조합, 피보나치 수열, 4차원과 대칭이론, 게임이론과 위상수학, 카오스이론 등의 수학적 이론과 연결해 요령있게 전달한다.

과학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독자라면 아는 재미, 깨우치는 재미에 푹 빠져 읽게 만드는 이언 스튜어트의 매력에 취할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함축적인 문장으로 ‘생명의 수학’을 마무리한다. “오늘날의 과학은 자신의 전공에만 사로잡힌 고립된 과학자 집단이 아닌 관심 분야가 다양하고 보완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팀이 필요하다.”

사족 한 마디. 이 책에 수식이나 방정식은 등장하지 않는다.

‘과학책 읽는 보통사람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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