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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들인 과학조사선 흠집 낸 암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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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들인 과학조사선 흠집 낸 암투

입력
2015.08.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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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학기술원장, 사업 직인 위조… 전임 원장 측근인 개발자 밀어낸 탓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과원)이 국비 1,000억원을 투입한 대형과학조사선 연구개발 책임자의 보고서가 위조된 사실이 드러났다. 해양수산부는 감사를 통해 해과원 원장이 규정을 어기고 연구책임자를 좌천시켰다가 직인 위조로까지 이어졌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경징계 조치에 그쳤다.

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 감사관실은 과학조사선 ‘이사부’호 6년 차 연구개발 계획서 표지에 위조된 연구책임자의 도장이 날인된 것을 확인하고, 홍기훈 해과원 원장에 대한 서면 경고 및 기관 경고 조치했다. 연루된 직원들은 사업 참여를 배제하도록 했다.

이사부호는 내년 취항해 심해 기후변화, 해양자원 탐사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해과원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STX조선해양이 건조를 맡고 있으며 2010년부터 올해까지 총 1,043억원이 투입된다. 감사관실 확인 결과, 이 사업의 정부 제출용 문서에는 연구책임자 A 연구원의 한글 이름이 새겨진 목도장이 찍혀 있으나, A 연구원은 날인은 물론 문서작성 사실조차 없다고 진술했다. 문제의 계획서는 올해 5월부터 취항시점인 2016년 11월 30일까지 309억원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는 예산계획 등이 첨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원장이 규정을 어기고 무리한 인사를 강행한 것이 위조 사건의 발단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과원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홍 원장 취임 이후 전임 원장의 측근들을 인사조치했다”고 전했다. A씨도 이 과정에서 이사부호 연구개발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수부 지침상 주요 국책사업 책임연구자는 안정적 사업 수행을 위해 결격 사유가 없으면 기관장 마음대로 교체할 수 없다. 이 관계자는 “먼저 인사조치를 한 뒤 A씨가 직접 결재할 문서가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자, 사업 계획서에 위조 막도장까지 찍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수부 감사 과정에서 “원장의 2차례 지시로 (위조된) 도장을 찍었다”는 실무자의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다른 직원들과 일부 진술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홍 원장에 대해 경고 수준의 징계만 내렸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이사부호 사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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