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잘 어울리는 '케미갑(甲)'들이 스크린과 안방극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혼자보다 둘일 때 놀라운 케미스트리(화학작용)를 발휘하는 커플이다. 혼자일 땐 몰랐지만 커플이 되니 더욱 반짝이는 이들을 모아봤다. 이래서 (연기)짝은 따로 있나 보다.
'암살' 하정우-전지현
8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영화 '암살'의 흥행 포인트에는 친일파를 처단하는 묵직한 울림 외에도 하정우와 전지현의 애절한 멜로 케미도 지분을 차지한다.
전지현은 아시아 전역에서 히트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영화 '도둑들'의 김수현과 케미가 유명하다. 하지만 이성간의 케미로는 두 번째 호흡을 맞춘 하정우와 훨씬 설렘이 크다.
두 사람은 2012년 '베를린'에서 주독 북한 주재원 부부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영화에서 닿을 듯 말 듯한 밀당과도 같은 '썸'으로 관객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암살'에서는 우연이 세 번이면 인연이라는 말처럼 상하이 미라보호텔의 카페와 심야의 눈 마주침, 미츠코로 위장한 안옥윤과의 만남이 결국 인연으로 굳어진다. 이번에는 키스신 등 한층 발전된 썸을 타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
'오 나의 귀신님' 조정석-박보영
납량멜로를 개척한 tvN 금토극 '오 나의 귀신님'의 조정석과 박보영은 안방극장 의외의 커플이다.
조정석은 아이유 이은지 신민아 등의 미녀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박보영과의 찰떡호흡으로 시청자들을 '하트어택'하고 있다.
박보영은 한류스타 이민호를 비롯해 송중기, 이종석 등 핫한 청춘스타들과 연기했지만 조정석과 물 만난 케미를 뿜어내고 있다.
조정석은 남자 배우치고 아담한 신장이라 체격 조건에서부터 여배우와 케미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인형처럼 아담한 박보영을 만나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는 커플 옷을 입었다. 특히 귀신에 빙의돼 남자를 밝히는 박보영과의 연기 합은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류사회' 박형식-임지연
제아(ZE:A) 멤버 박형식은 여성보다 더 가는 체형의 소유자다. 비주얼이 앞서는 박형식에게 어울리는 이성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동안의 외모 역시 멜로 연기에는 오히려 핸디캡이 됐다.
그러나 종영드라마 SBS '상류사회'에서 처음 만난 임지연과 뛰어난 케미를 드러내며 시청자들로부터 성준-유이 커플 못지 않게 응원을 받았다. 임지연은 극중 철부지 재벌가 아들의 허세를 가난하지만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중화시켰다. 여기에 임지연의 톡톡 튀는 애교 연기가 시청자들의 애간장까지 녹이면서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가면' 수애-주지훈
수애는 '멜로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연기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장르적 테크닉에 비해 상대 배우와의 케미는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종영드라마 '가면'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주지훈과 어느 작품보다 뛰어난 케미를 보여줬다. 수애의 1인2역과 주지훈의 한결 같은 사랑이 케미로 작용하며 드라마까지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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