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전남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의 명소인 거북바위 인근에 병영시설을 신축하려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6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육군 31사단은 돌산읍 율림리 임포마을에 주둔한 군부대 시설 노후화로 병영 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은 기존 부대 인근에 신축 건물을 지어 교정 및 군사시설과 병영 생활관을 이주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신축부지가 국립공원 향일암 인근에 위치해 경관훼손이 불가피하고 관광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립공원 향일암지역 군부대 건설 반대 시민대책위원회는 “전국적인 일출 명소인 향일암은 수평선과 망망대해가 한눈에 펼쳐지는 천혜의 비경으로 매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며 “이곳에 군사시설이 들어서면 자연 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불자와 관광객 불편이 불가피하다”며 군부대 시설 신축에 반대했다.
특히 주민들은 “막사 신축부지가 남해로 헤엄쳐 들어가는 거북머리 형상의 정수리 부분에 해당돼 풍수적으로도 이름난 곳”이라며 “지형적으로 수려한 미관을 자랑하는 곳에 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주장했다.
향일암 군부대 병영 환경 개선사업은 지난해 10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7월 준공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대로 지난해 12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31사단 관계자는 “향일암 앞바다는 1998년 북한 반잠수정이 침투한 지역으로 해상감시 등 군사작전상 중요한 곳인데 부대시설이 건축한지 20년이 넘어 장병들의 생활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은 10일부터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민대책위는 7일부터 향일암과 서울 국방부 정문에서 군부대 신축 반대와 이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군과 주민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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