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외국인 80% 급감… 시장 다변화 위한 특단의 대책 시급
유커(중국인 관광객) 편중 현상으로 기형적인 구조를 갖게 된 제주 해외관광시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편중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해외관광시장 다변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6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 5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8만 5,3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0만 3,210명에 비해 18.2% 늘었다.
하지만 지난 6월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들이 잇따라 발생하자 국내는 물론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6월 한 달 동안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18만 1,0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만 5,154명에 비해 44.3%나 급감했다.
7월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외국인 관광객 42만 161명이 찾았지만, 올해 7월에는 불과 8만 5,756명으로 79.6%나 줄었다.
이처럼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 관광객 중 80% 넘게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행을 포기하거나 일본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6월 한달간 46%, 7월에는 82.2% 각각 급감했다.
이처럼 제주 해외관광시장은 중국인 관광객 편중 현상으로 인해 메르스 같은 예상치 못한 외부적인 요인 하나만으로도 제주관광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취약한 구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년 전인 2008년까지만 해도 일본(32.8%)과 비슷한 32.4%에 머물렀다. 하지만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2010년 52.3%, 2012년 64.4%, 2013년 77,6%, 2014년 85.9%까지 치솟았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2.9%까지 추락했고, 나머지 말레이시아(1.9%), 싱가폴(1.4%), 대만(0.9%) 등도 2%조차 넘지 못했다.
특히 제주관광의 핵심이었던 일본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2012년 한일 관계 냉각과 엔화 약세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깊은 침체에 빠졌고, 이후 제주도와 도내 관광업계가 일본 시장 회복을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추진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 시장 역시 지금까지 상승세를 타다가 메르스라는 외부요인으로 상당수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행을 선택하는 등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 시장과 다른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중심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수년전부터 해외시장 다변화를 위해 러시아, 아랍권, 인도네시아 등에 대한 관광홍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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