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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닭꼬치구이·밀푀유 나베… 이게 캠핑요리라고?

입력
2015.08.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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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재료 과감히 도전한다면 특별한 캠핑 경험할 수 있어

통조림과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근사한 한 끼 식사 뚝딱 장만

뚜껑있는 프라이팬은 만능 도구 오븐으로 요리하는 효과까지

캠핑을 떠난다. 열이면 아홉 명은 고기를 사러 마트로 간다. 소고기 등심에 돼지 삼겹살, 목살, 항정살…. 캠핑을 가기 위해 고기를 구워먹는 건지, 고기를 구워먹기 위해 캠핑을 가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잡지와 신문에서 10년 넘게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는 미혼여성 장진영(34ㆍ사진)씨는 바비큐에 지친 캠핑 친구들에게 고르곤졸라 피자와 비프스튜, 두유 명란 파스타를 뚝딱 만들어줘 환호를 받았다. 그는 5년 전 캠핑에 첫 발을 들여놓은 후 1년에 50번 정도, 그러니까 거의 매주 캠핑을 다니는 캠핑요리의 달인이다. “캠핑 가서 무엇을 하느냐, 결국은 요리예요. 캠핑 활동 대부분이 실은 요리하고 먹고 마시고의 반복이죠.” 최근 이색 캠핑요리 레시피를 모은 책 ‘재미있고 맛있는 15분 캠핑요리’(홍익출판사)를 펴낸 장씨를 만나 캠핑요리의 노하우를 배워봤다. 산간오지에서도 얼마든지 근사한 한끼 식사를 만들 수 있다. 요리치 남자들도 얼마든지.

캠핑요리의 기초

1박2일 일정이건, 2박3일 일정이건, 캠핑요리를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식단을 짜는 게 중요하다. 캠핑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한끼 식사를 요리하는 일은 어떤 달인에게도 불가능한 미션. 첫 끼는 간단한 반조리 식품이나 캠핑지 주변의 맛집에서 조달한 포장요리로 해결하는 게 좋다. 찾아와서 돈은 안 쓰고 잔뜩 어질러놓고만 간다는 캠핑족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감도 약간은 상쇄할 수 있다.

캠핑요리의 식단은 조리과정이 지극히 단순하고, 구하기 쉬운 재료에, 재료의 중복 사용이 가능한 메뉴여야 한다는 게 철칙이다. 호방하게 펼쳐놓고 할 수 없는 캠핑요리의 특성상 앉은 자리로부터 반경 30㎝ 이내에서 조물조물 만들 수 있도록 간단한 조리법이어야 한다. 식재료는 여러 요리에 응용이 가능한 것으로 남지 않게 적당량만 준비해간다. 양파 반 개를 첫 날 저녁에 썼으면, 다음날 점심은 반드시 양파가 필요한 것으로 정해야 캠핑요리 최대의 난제인 음식물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급적 재료를 미리 손질해 오는 것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언제 어떤 요리에 넣어도 대체로 맛있는 신비의 5대 채소, 양파 파 파프리카 마늘 청양고추는 늘 챙기는 게 좋다.

캠핑장소의 유형에 따라 설거지 문제도 미리 고민해야 한다. 급수시설이 마련돼 있는 캠핑장이라면 크게 구애 받지 않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고춧가루와 기름을 최소로만 사용하는 음식으로 식단을 짜야 한다. 한번 사용한 냄비와 그릇에 다음 번 끼니에 또 끓여야 하기 때문이다. 숯가루와 톱밥을 배합해 압착한 차콜은 숯에 비해 불을 붙이기는 어렵지만, 30분만에 꺼지는 숯보다 훨씬 오래 불을 피울 수 있어 불맛을 내는 그릴 요리에 필수다.

캠핑요리의 응용

캠핑 초보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막대한 장비 구비다. 요리도 마찬가지. 일급 요리사의 키친을 방불케 할 정도의 조리도구를 잔뜩 챙겨 가봐야 고기 굽고 라면 끓여 먹으면 끝. 짐만 될 뿐이다. 근사한 요리라고 해서 특별한 도구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장진영씨는 꼭 하나만 가져가야 한다면 프라이팬을 가져가라고 추천한다. 볶음이나 튀김요리뿐 아니라 라면이나 국물요리 등을 만들 수도 있는 만능 도구이기 때문이다. 뚜껑을 덮으면 오븐으로 요리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 프라이팬 전용 뚜껑이 없을 때는 포일을 사용해 즉석 뚜껑으로 사용한다. 이것만으로도 요리에 질적 차이가 발생한다. 1회용 종이 냄비를 코펠 대신 사용하는 것도 방법. 나무도마도 용처가 다양하다. 도마 용도 외에 접시로 사용하면 훌륭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특별한 캠핑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흔히 쓰지 않는 이색 재료를 과감히 이용하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허브류는 사용 빈도가 높아 특히 좋다. 박하향 양념 오레가노와 소금을 섞어서 고기를 먹을 때 곁들이거나, 시나몬 파우더를 계란 토스트에 뿌려보자. 레몬스퀴즈(농축레몬즙)는 소주에 타 마시면 즉석 칵테일이 된다. 파슬리 가루는 모든 요리에 뿌려도 실패하지 않는 궁극의 양념. 대부분의 허브가 값이 싼 것은 물론 오래 두고 써도 변질되지 않아 캠핑가방에 상비해두면 좋다.

장조림 통조림, 건조 누룽지, 스팸, 건조미, 즉석국 건조 블록, 토르티아, 토마토소스, 라면, 스파게티면, 골뱅이 통조림 등도 상비 식품 리스트에 올라간다. 이 재료들에 간단한 조리과정만 더하면 장조림 파스타, 골빔면(골뱅이비빔면), 북어죽 등을 뚝딱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한 줌 단위로 포장된 견과나 슬라이스 치즈는 그냥 먹기에도 좋고 샐러드나 떡볶이 등의 고명으로 사용해도 좋아 다용도다.

캠핑요리의 실제

5녀간의 캠핑생활 중 반응이 가장 폭발적이었던 캠핑요리들을 꼽아달라는 부탁에 장씨는 이탈리아의 화이트와인 도미찜을 응용한 가자미찜과 요즘 캠핑장에서 가장 핫하다는 밀푀유나베를 추천했다. 구워먹고 남은 삼겹살을 설탕으로 코팅해 간장에 조리는 베트남식 삼겹살 조림, 부드러운 닭 안심에 대파와 꽈리고추를 끼워 소스를 발라 굽는 닭 꼬치구이, 시판용 토마토소스에 닭 안심을 볶아 토르티야에 끼워먹는 케사디아도 대자연에서 즐기는 맛이 일품인 요리들이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가자미찜(2~3인분 기준)

재료: 가자미 2마리, 레몬 1개, 감자 1개, 방울토마토 여러 개, 올리브 여러 개, 청주 2분의 1컵, 월계수 잎 두세 장, 소금ㆍ후추 약간, 종이포일

조리법: 1. 가자미 위에 소금ㆍ후추 간을 하고 올리브유 1스푼을 뿌린다. 2. 방울토마토와 올리브는 반으로 잘라둔다. 3. 팬에 종이포일을 깐 뒤 얇게 썬 감자를 올리고 올리브유 2스푼을 뿌린다. 4. 3에 가자미, 올리브, 월계수 잎, 방울토마토를 넣는다. 5. 가자미 위에 레몬즙을 뿌리고 청주를 테두리 쪽에 둘러가며 붓는다. 6. 윗부분을 종이포일로 감싸고 뚜껑을 덮어 약불로 20분간 조리한다.

◆밀푀유 나베(2~3인분 기준)

재료: 샤브샤브용 소고기 300g, 알배기배추 1통, 숙주 반 봉지, 청경채 5~7포기, 깻잎 1묶음, 표고버섯 3개, 느타리버섯 반 주먹, 물 2컵 반, 국수장국 반 컵

소스재료: 간장 2스푼, 레몬즙 1스푼, 다진 마늘 반 스푼, 다진 청양고추 반 스푼

조리법: 1. 배추-깻잎-청경채-소고기-배추 순으로 겹쳐 쌓는다. 2. 냄비 바닥에 숙주를 깐다. 3. 1을 냄비 벽부터 안쪽으로 빈틈없이 쌓고, 냄비 가운데는 느타리버섯으로 채운다. 4. 칼집 낸 표고버섯을 올리고, 물과 국수장국을 부어 고기와 채소가 익을 때까지 끓여 소스에 찍어먹는다.

◆삼겹살조림(2~3인분 기준)

재료: 삼겹살 300g, 대파 1개, 간장 반 컵, 물 반 컵, 설탕 3스푼, 소금ㆍ후주 약간

파절임 양념: 고춧가루 1스푼, 깨소금 1스푼, 다진 마늘 1스푼, 참기름 반 스푼

조리법: 1. 삼겹살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금ㆍ후추로 밑간을 하고, 대파는 3등분 해 채칼로 채 썰어 찬물에 잠시 담가 놓는다. 2. 달군 팬에 설탕을 넣고 녹인다. 3. 여기에 삼겹살을 넣어 설탕을 골고루 묻힌 뒤, 간장을 조금씩 나눠 부어가며 볶는다. 4. 물을 넣고 중불에서 고기를 휘저으며 조린다. 5. 파절임 양념에 채 썬 파를 무친 후 고기를 올려낸다.

◆닭꼬치구이(2~3인분 기준)

재료: 닭 안심 150g, 닭똥집 150g, 대파 1대, 꽈리고추 여러 개, 올리브유ㆍ청주ㆍ소금ㆍ후추 약간, 꼬치 여러 개

소스재료: 양파 4분의 1개, 간장 3스푼, 청주 3스푼, 굴소스 1스푼, 올리고당 2스푼, 물 1컵

조리법: 1. 양념소스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이다가 걸쭉해지면 체에 한번 걸러낸다. 2. 닭 안심과 똥집에 청주를 약간 뿌려 냄새를 제거한 후 소금ㆍ후추 밑간을 한다. 3. 닭 안심과 대파, 꽈리고추를 약 5㎝ 길이로 썰어 꼬치에 번갈아 끼운다. 닭똥집도 같은 방법으로 별도의 꼬치에 끼운다. 4.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앞뒤로 굽다가 반 정도 익으면 소스를 발라가며 굽는다.

◆케사디아(1~2인분 기준)

재료: 토르티야 2장, 토마토스스 1컵 반, 닭 안심 150g, 셀러리 1대, 모차렐라 치즈 50g, 올리브유 약간, 다진 마늘 약간

조리법: 1. 닭 안심과 셀러리를 잘게 자른다. 2.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1을 넣고 볶다가 토마토소스를 붓고 조린다. 마지막으로 모차렐라 치즈를 넣고 살짝 가열한다. 3. 토르티야 사이에 2를 펴 바른 뒤 먹기 좋게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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