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올 시즌 최고의 '반전남'을 꼽는다면 넥센 스나이더(33)가 빠질 수 없다. 팀을 울리고 웃겼던 그의 '반전 드라마'가 해피엔딩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후반기 스나이더의 활약은 그야말로 만점이다. 후반기 11경기에서 타율 0.45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뿐만 아니다. 그는 이 기간 2루타 4개, 홈런 5개를 때려내며 장타율 1.000을 찍고 있다. 후반기 장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팀 동료 박병호(0.841)에 한참 앞선 1위다. 스나이더는 "2군에서 타격폼을 미세하게 조정한 것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반기 막판까지만 해도 예상치 못한 선전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스나이더가 20홈런 이상은 쳐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걸었지만 스나이더는 시즌 초반 타율 1할대에 머물며 고전했다. 결국 염 감독은 4월 말 스나이더에게 한 달의 시간을 주며 2군에 보내 재정비할 시간을 줬다. 보름 만에 '감'을 찾고 돌아온 스나이더는 1군 복귀 첫 경기였던 5월12일 롯데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때려내는 등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또다시 고비가 왔다. 6월9일 KIA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그는 다음날 또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염경엽 감독도 "한창 맞을 만 하니 부상을 당했다"며 입맛을 다셨다. 다행히 11일 만에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이전의 화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스나이더에 대해 "타율은 0.260 정도를 치더라도 홈런을 더 쳐줬으면 좋겠는데, 홈런이 안 나온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나이더는 전반기 60경기에서 타율 0.264, 10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458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26일 SK전에서 28일 만에 시즌 11호 홈런을 때려내며 부활을 알렸다. 최근에는 매서운 활약을 하는 중이다. 지난 5일 목동 KIA전에서는 1-2로 뒤진 8회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기 그가 홈런을 때려낸 4경기에서 팀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시즌 초반 해도 '핵타선'을 가득 채운 강타자들에게 밀리는 모양새였지만 이제는 확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마운드가 약한 넥센은 방망이의 힘이 더욱 강조된다. 스나이더가 화끈한 한 방 능력까지 갖추면서 넥센의 핵타선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가 됐다. 후반기 순위 싸움이 한창인 팀이 더욱 힘을 받는 건 물론이다.
사진=넥센 스나이더(오른쪽).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