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중심으로 각 지역으로 뻗어가는 길목이었다. 북쪽으로 향하는 의주로와 경흥로, 충청ㆍ전라도로 연결되는 삼남로와 소백산맥으로 이어지는 영남로를 기준으로 경기를 동서남북으로 나누면 각각의 특색이 보인다. 5일부터 서울 세종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경기도 각 지역의 민속문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경기엇더하니잇고’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주로 남부와 북부를 다룬다. 경기 남부는 평야지대로 농업이 발달했지만 서울과 남부지방을 오가는 길목으로 장시(場市ㆍ지방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민간 시장)가 형성된 지역이기도 하다. ‘안성맞춤’이라는 말로 유명한 안성 유기와 여주ㆍ이천ㆍ광주에서 발달했던 도자 문화의 산물인 백자가 전시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에 놀이판도 빠질 수 없다. 전시장에는 안성남사당패가 활동할 때 사용한 꼭두각시 인형이 경기 북부 양주별산대놀이에 사용된 탈과 함께 소개된다.
경기 북부에 대한 전시는 지금은 분단으로 인해 생소해진 임진강 유역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조선시대만 해도 임진강은 경기 북부의 농경과 교역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민간통제선 내부인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에서는 지금도 강을 가로막는 그물을 쳐 물고기를 잡는 내수면 어업이 활발하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지역이기 때문에 다양한 어종이 잡힌다는 것이다.
경기 서부는 인천을 중심으로 한 바다 권역으로 갯벌 문화가 두드러진다. 염전 바닥에 까는 황토 옹기 토기판 등이 전시돼 있다. 동부는 경기도 문화의 특색보다는 강원도 산간 문화의 영향을 더 강하게 보여준다. 거친 토양 탓에 소 두 마리가 끌도록 만들어진 쟁기가 인상적이다.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10월 26일까지 열린 후 경기도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11월 18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02)3704-3114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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