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의 유희관(29)이 올 시즌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유희관은 4일 울산 롯데전에서 8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끌며 시즌 14승째를 올렸다. 다승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면서 삼성 피가로와 NC 해커(각 12승)를 더 밀어내는 승리였다.
다승왕 대결은 더 뜨거워졌다. 유희관이 내다보는 다승 레이스도 '예측불가'다. 유희관은 "올해는 박빙이 될 거다. 확 치고 나가는 사람이 없지 않나. 피가로와 밴헤켄(넥센), 해커 등 다 비슷하게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작 '다승왕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단다. 유희관은 "주변에서도 다승왕 이야기를 많이 한다. 기회가 항상 오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 다승왕을 하고 나면 골든 글러브를 넘볼 수도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이상하게 욕심이 안 생긴다"고 말했다.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유희관은 "재작년에 10승을 했고, 작년에는 12승을 했는데 올해는 이미 그 승수를 넘어 섰다는 게 나에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지며 '생존'에 대한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물음표가 붙었던 그 공으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확실한 선발로 자리매김해 매년 자신의 시즌 최다승을 갈아치우고 있다.
마음에 두고 있는 목표는 따로 있다. 두산 토종 투수의 새로운 역사가 그 목표다. 그간 두산 토종 좌완 최다 승리는 1988년 윤석환의 13승이었다. 올해 이미 14승을 일군 유희관은 역대 두산 좌완 중 최다승 투수 기록을 세웠다. 그는 "두산 좌완 투수로서 팀에 내 이름을 남기는 게 아닌가. 그 기록은 정말 깨고 싶었다"며 웃음지었다.
이제 남은 목표를 향해 간다. 그는 "우승은 꼭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생각대로' 되고 있는 올 시즌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다. 유희관은 "아무리 야구를 잘 해도 못해볼 수 있는 게 우승이다. 우승 반지도 꼭 껴보고 싶다. 모든 선수들이 그걸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며 "학창시절 초·중·고교때 모두 우승을 해봤다. 프로에서 '우승 피날레'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h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