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내야수 유서준(20)은 구단 내부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1억1,000만원의 계약금이 기대치를 잘 반영해준다. 2014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그는 성남고 시절 특급 유망주로 꼽혔다. SK뿐만 아니라 삼성, 롯데 등 다른 구단들도 눈여겨봤을 정도다.
유서준의 입단 동기는 올해 신인왕 유력 후보 넥센 김하성(20)이다. 야탑고 출신 김하성은 유서준보다 늦은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의 부름을 받았다. 둘은 친분이 없지만 같은 포지션에서 같은 시기에 야구를 했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출발은 유서준이 늦었다. 입단 첫해인 2014시즌 잇단 부상으로 재활군에 머문 시간이 길었고,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맞았다. 성적은 준수했다. 63경기에 나가 타율 0.319 1홈런 32타점 28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3일 그토록 기다렸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4일 인천 한화전에 8회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처음 밟았다.
유서준이 오랜 시간 끝에 1군 무대에 올라온 반면 김하성은 지난 시즌 1군 60경기에서 대수비 및 대주자 요원으로 경험을 쌓고 올해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뛰며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4일 현재 성적은 타율 0.285 14홈런 55타점 12도루로 강정호(피츠버그)가 떠난 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유서준은 발을 늦게 내디딘 것을 개의치 않았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김하성의 활약에 자극을 안 받는다면 거짓말"이라며 "동기로서 야구를 잘하고 좋은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극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좋은 경쟁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날 첫 1군 등록 소감에 대해서는 "처음엔 걱정 반, 설렘 반이었다. 그런데 막상 야구장에 나와 훈련하니까 즐겁고 설레는 마음이 더 커졌다. 김포에 살아서 어릴 때부터 직접 경기장을 찾거나 TV로 SK의 야구를 보며 이 곳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꿈을 키어왔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유서준은 2013년 9월 신인 지명 후 처음 했던 인터뷰를 떠올리며 "2년 안에 꼭 1군 무대에 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는데 목표가 현실이 됐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기회를 얻었는데 이 기회가 헛되지 않도록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니폼이 더러워 질수록 경기가 끝나고 마음은 상쾌하다는 유서준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 "빠른 발과 주루 센스,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플레이가 내세울 점"이라며 "신인답게 패기 있고,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할아버지께서 야구를 좋아해 퓨처스 경기도 보러 오시곤 한다. 또 퓨처스팀 코치님들과 같이 고생한 동료 선수들도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사진=SK 유서준.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