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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8개월째 0%대, 디플레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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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8개월째 0%대, 디플레 우려 심화

입력
2015.08.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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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은 크게 올라

저물가가 무색할 정도로 가뭄 여파 등으로 양파, 무 등 농수산물 가격은 50%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4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양파 코너. 연합뉴스
저물가가 무색할 정도로 가뭄 여파 등으로 양파, 무 등 농수산물 가격은 50%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4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양파 코너. 연합뉴스

일부 채소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고 공공요금이 잇달아 오르는 속에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4일 통계청이 내놓은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6월에 비해서는 0.2% 상승했다.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0.8% 상승세를 보인 이후 8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외부충격에 영향을 받지 않는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 올라, 7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다. 가계에서 소비 빈도가 높은 상품을 모은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1% 하락했다.

품목별 상승률(전년동월비)을 보면 농산물(5.1%)과 축산물(2.7%)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파(73.5%), 무(63.6%), 양파(57.3%) 등이 폭등해 상승률을 이끌었다. 지하철요금(15.2%)과 시내버스 요금(8.8%) 등 공공 요금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집세도 작년보다 2.6% 올랐는데, 월세(0.3%)보다 전세(3.7%) 상승폭이 컸다. 반면 도시가스(-20.1%), 경유(-18.3%), 액화석유가스(LPGㆍ-15.0%), 휘발유(-15.0%) 등 연료계열 품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분기째 0%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도 0%대 상승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큰 폭으로 오른 담배 가격이 소비자물가에 기여하는 것이 0.58%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물가가 사실상 제자리걸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저조한 소비가 투자를 끌어 내리는 디플레이션은 이미 시작되었고 심화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의 길에 들어온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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