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수사망을 피해 다니고 있는 이탈리아 마피아 ‘코사노스트라’의 두목 등 주요 조직원들이 붙잡혔다. 경찰이 일당이 주고받은 암호문을 해독한 성과다.
AFP 등은 3일 이탈리아 경찰이 지난 4년간 수집한 코사노스트라 조직원들의 지령문 속 암호를 풀어내 행적을 쫓은 결과 이날 새벽 일당 11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이들 가운데는 1993년부터 도피 생활을 해오던 두목 메시나 데나로(53)와 현재 중간책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직 보스 비토 곤돌라(77) 등이 포함됐다.
경찰에 따르면 코사노스트라 조직원들은 시칠리아 남부 마차라델발로에 위치한 한 목장을 비밀 장소로 활용하며 수십년간 소통을 이어왔다. 일당은 종이 조각 ‘피지니’에 동물 ‘양’을 주제로 한 암호문을 적어 넣고 이를 목장 내부와 인근 지역에 숨겨 지령을 주고 받았다.
조사 결과 이들은 새 암호문이 숨겨졌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전화를 통해 ‘양털 깎을 시간이 왔다’ ‘건초가 모두 준비됐다’ 등의 암호로 목장에 갈 것을 지시했다. 전 보스인 곤돌라 등 일부 조직원들은 경찰에 꼬리를 밟히지 않기 위해 암호문을 읽고 난 뒤 해당 장소를 곧장 파괴하기도 했다.
체포 소식을 들은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오랜 도망자를 잡았다”며 “이탈리아가 조직 범죄에 대항해 하나로 뭉친 덕분”이라고 밝혔다. 앙겔리노 알파노 내무 장관도 트위터에 “국가가 승리했고 마피아는 패배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코사노스트라는 나폴리의 카모라, 칼라브리아의 은드란게타와 함께 이탈리아 3대 마피아 조직으로 꼽힌다. 이날 붙잡힌 드나로의 현상금은 500만달러(약 58억2,000만원)에 달한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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