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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병사가 사랑꾼으로 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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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병사가 사랑꾼으로 컸대요"

입력
2015.08.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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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과 로맨스 役, 여심 사로잡아

"감정 몰입돼 눈물, 연기에 희열 느껴"

박형식은 “기타와 피아노 연주, 작곡 등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며 “가수로서가 아닌 배우로서 더 도약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스타제국 제공
박형식은 “기타와 피아노 연주, 작곡 등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며 “가수로서가 아닌 배우로서 더 도약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스타제국 제공

2년 전 그는 ‘아기 병사’(MBC ‘일밤-진짜 사나이’)였다. 지난해에는 ‘국민 막내 아들’(KBS2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로 사랑을 받더니 이번에는 ‘백마 탄 왕자’로 승격해 여심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SBS 월화극 ‘상류사회’ 속 재벌 2세 유창수로 등장한 박형식(25)의, 짧은 기간에 걸친 눈부신 활약상이다. 백화점 본부장인 창수가 반찬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이지이(임지연)에 빠져 눈물콧물 쏙 빼는 절절한 로맨스를 선보일 때 박형식은 여성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 이상 ‘아기 병사’라는 별명은 어울리지 않게 됐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형식은 “‘상류사회’를 시작했을 때 제작진은 ‘아기 병사’ 이미지가 남아있을까 걱정했다”며 “임지연과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사랑꾼’이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상류사회’는 네티즌에 의해 입 소문이 난 드라마다. 박형식과 임지연의 ‘로맨스 케미’가 실제 연애를 하는 커플처럼 달콤했다. 지이가 “나 본부장님 점점 좋아진다. 안 좋아하려고 했는데 너무 귀엽다”고 말하면, 창수는 “너 남자한테 책임감 끌어내는 재주 있다”고 받았다. 창수는 지이의 마음에 들기 위해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상체를 드러내거나 사랑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키스를 퍼부었다. 인기 드라마 ‘가을동화’의 원빈과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박형식 “(‘상류사회’의)최영훈 PD님께서 유창수 캐릭터가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 같다고 하셨는데 저에겐 오히려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

“재벌 2세들의 사랑 이야기는 그간 드라마에서 많이 다뤘잖아요. 예상되는 뻔한 연기를 하면 오히려 욕을 먹을 수도 있겠다 싶었죠. 유창수라는 인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어요.”

SBS '상류사회'에서 여심잡은 박형식. 스타제국 제공
SBS '상류사회'에서 여심잡은 박형식. 스타제국 제공

재벌2세 역할을 위해선 외모도 중요했다. 그는 일단 살부터 빼고 운동을 시작했다. ‘식스팩’은 아니어도 자기 관리를 잘하는 백화점 본부장의 면모를 보여야 했다. 목소리 톤도 바꿨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막내 아들 차달봉의 하이톤 목소리부터 지웠다. 박형식은 “‘상류사회’ 1,2회를 보면 낮은 톤의 목소리가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른다”고 귀띔했다.

그의 발언 곳곳에 연기에 대한 욕심뿐 아니라 즐거움이 묻어났다.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이면서도 어느새 4년 차 배우다. SBS 설날 특집극 ‘널 기억해’(2012) 이후 SBS ‘바보엄마’(2012)에 이어 뮤지컬 ‘늑대의 유혹’에 출연 했다. 그는 “이때부터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고 말했다. “그간 주목을 못 받아서 그렇지 이미 발 연기로 신고식도 치렀어요. 그러다 ‘진짜 사나이’에 출연했는데 꾀 안 부리고 진짜 열심히 했어요. 제 이름도 알리고 SBS ‘상속자들’에도 출연해 꿈을 꾸는 것 같았죠.”

그는 “지금의 박형식을 있게 한 8할은 ‘가족끼리 왜 이래’”라고 했다. 6개월 간 ‘가족끼리 왜 이래’를 촬영하며 대사와 감정, 눈빛, 동선 처리 등을 배웠다. 유동근 양희경 견미리 김정난 등 쟁쟁한 선배들에게 받은 ‘현장학습’은 박형식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선배님들은 같이 대사를 주고 받다가도 ‘그 말의 포인트가 뭐야?’라고 물어봐 주시고 대사를 맛있게 읊는 법을 알려 주셨어요. 공짜로 연기지도까지 해주시는데 어떻게 자신감이 붙지 않겠어요?”

그런 자신감은 감성 연기로 발전했다. ‘상류사회’ 14회에서 “사랑하지 않아도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못하겠다. 살기가 싫다”고 오열하던 장면은 NG없이 무난히 소화했다. 그는 “몸이 달달 떨릴” 정도로 감정 몰입이 됐던 연기라고 말했다. 극중 지이가 헤어지자고 말하는 장면에서도 저절로 눈물이 나와 울어버렸다고. “대본에는 눈물을 흘리는 지문이 없었지만 지이와 같이 울었어요. 최 PD님께서도 끊지 않고 촬영하시더라고요. 처음으로 연기에 대한 희열을 느꼈죠.”

그는 “함께 출연했던 정경순 방은희 선생님께서 ‘10년 후 너를 방어해줄 수 있는 건 실력 뿐이니 실력을 쌓아라’라고 조언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단단한 각오를 비췄다. “연기가 재미있으니 연기에 목숨 한 번 걸어보려고요(웃음).”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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