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명품 7억2000만원 호가
반정부 인사가 폭로 "뇌물 의혹"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그림자로 불리는 공보비서가 결혼식에서 착용했던 초고가 결혼 시계(사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 2일 자신의 블로그에 대통령 공보비서 드미트리 페스코프(47)의 결혼식 사진을 올렸다. 이 결혼식은 1일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진행됐으며, 페스코프의 세 번째 결혼식이었다. ‘크렘린 궁의 입’으로 ‘실세’로 통하는 그의 결혼식에는 수십 명의 정ㆍ관계 및 스포츠, 연예계 등 상류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고, 푸틴 대통령도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당시 페스코프가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는 30개 한정 생산된 스위스 명품시계 ‘리차드 밀 RM 52-01’로, 개당 62만달러(약7억2,000만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이는 페스코프가 지난해 신고한 연 소득(약 1억7,000만원)의 4배를 넘는 가격이다. 나발니는 “페스코프의 연봉을 감안한다면 그 초호화 시계는 뇌물로 받은 게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계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안에는 해골 모양이 디자인 돼 있다.
이에 대해 페스코프는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출신 세 번째 아내 타티야나 나프카(40)로부터 결혼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프카도 “내가 번 돈으로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러시아 상류 계층은 고급시계를 매우 선호하는데, 이는 종종 자신의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가 됐다. 2012년 푸틴 대통령은 50만달러(5억9,000만원)에 달하는 독일 브랜드 ‘아 랑게 운트 죄네’의 ‘투르보그라프 푸르 르 메리트’ 등 다수의 초호화 시계들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야권으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또 2009년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도 당시 법무부 장관을 만난 공식석상에서 1만9,000파운드(약 3,500만원) 상당의 시계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이후 공개된 사진에서 이를 감추려고 포토샵으로 조작했다가 발각되는 바람에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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