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ㆍ공원서 잰 값 발표… 주거ㆍ생활환경과 거리 멀어
옛 기상대와 직선거리 3㎞이지만 낮 최고 1~2도 차이 일쑤
최근 대구지역에 20년만의 폭염이 몰아친 가운데 대구 대표 기상관측값이 대구의 기상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값을 측정하는 대구 동구 효목동 부산지방기상청 대구기상지청 자리가 금호강에서 불과 300m 거리의 공원녹지지역으로 실제 대구지역 기상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구기상지청은 지난 1일 대구지역 낮 최고기온이 36.8도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기온은 경북 포항 구미나 경남 합천 밀양 등에서 한여름에 흔히 관측되는 것으로, 특별한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날 현재 대구기상지청에서 직선거리로 3㎞ 가량 떨어진 옛 대구기상대에서 측정한 낮 최고기온은 38.4도나 됐다. 1995년 이후 한 해 동안 기록된 대구지역 낮 최고기온으로는 최고다.
36.8도는 2013년 이전한 대구기상지청에서, 38.4도는 대구기상대 이전 후 그 자리에 남겨둔 자동기상관측장비로 각각 측정한 수치로 둘 다 공식기록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대구 대표 낮 최고기온은 36.8도가 된다. 대구기상대 이전 후 2개 지역의 측정값을 동시에 발표하던 기상청이 6월12일부터 효목동 기상지청 자리로 단일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기상지청 자리는 금호강이 흐르는 녹지지역인 동촌유원지 부근으로 도심과는 기온 차가 클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신암동 관측소에서 측정한 낮 최고기온은 효목동보다 0.5도에서 많게는 1.9도나 높았다. 대구시민 대부분이 신암동과 같은 도시지역에서 생활하는 점에 비춰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시민 이모(55ㆍ회사원)씨는 “요즘 더위는 정말 숨이 막힐 정도인데, 일부 언론이나 기상청 홈페이지의 공식 낮 최고기온을 보면 생각보다 훨씬 낮아 의아했다”며 “발표수치가 낮아진다고 실제로 시원해진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2개 지점을 같이 발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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