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경남 김해을ㆍ재선)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총선을 8개월이나 앞둔 상황에서 돌발 선언 성격이 강해 배경에 의구심이 더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밴 스타의식과 조급증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 갔다”며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불출마 선언이 정계은퇴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김 최고위원은 “열심히 공부하고 실력과 깊이를 갖췄다고 생각할 때 다시 정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퇴 선언에 앞서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와도 상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김 최고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오갔다. 부산ㆍ경남 지역의 한 의원은 “그간 잇달아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심적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다른 의원들의 불출마 압박 같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기 보단 개인적인 결정으로 보는 게 맞을 듯하다”고 풀이했다.
여권에선 그가 총선 불출마를 계기로 와신상담하며 차기 대선을 준비하리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선 출마 등 향후 정치 구상과 관련해 “그런 고려는 없다”며 “회견문 그대로 봐주시기를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결정은 오로지 가족과만 상의했으며 정치한 이후 처음으로 정치적 고려 없이 내린 결단”이라고도 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잇단 돌발 행동으로 당내에서 ‘돈키호테’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른바 ‘유승민 사퇴 정국’에서 김 대표의 ‘입단속’ 당부에도 거듭 사퇴를 촉구하다 최고위원회의장을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만든 바 있다. 공무원연금개혁 국면 등 고비마다 유행어처럼 “직을 걸고 관철”이란 말을 되풀이해 뒷말도 많았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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