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국내 은행의 외국지점을 통해 국외로 자산을 빼돌리는 악덕 고액체납자 추적에 나섰다.
경기도는 도내 31개 시ㆍ군으로부터 1,000만원 이상 세금체납자 4만302명의 명단을 받아 10개 시중 은행에 이들 체납자의 국외송금 내역 조회를 의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의 체납액은 총 2조3,541억원으로 개인이 2만8,503명(1조1,356억원) 법인이 1만1,799개(1조2,185억원)이다.
10개 은행은 외환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스탠다드차타드 한국산업은행과 농협, 우체국이다.
이들 은행은 도가 의뢰한 고액체납자의 지난해 1월1일부터 올 7월까지 1만 달러 이상의 송금내역을 조회 중이다. 고액 체납자의 국내은행 국외지점 송금내역 조회는 경기도가 처음이다.
경기도는 조회 대상 고액체납자들의 자산이 국내 부동산이나 은행계좌 조회에서 드러나지 않아 국외 송금 내역 추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국외지점의 경우 해당 소재지 국가 법령을 적용 받기 때문에 국내법(국세징수법)에 의해 예금을 압류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외국으로 재산을 빼돌리는 고액체납자들이 있다”면서 “납세회피를 목적으로 외환거래를 한 체납자는 형사고발 조치하는 등 강력히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이들 은행에서 송금내역이 오는 즉시 외환송금액 규모, 수취인과 체납자와의 관계 등을 파악해 고의적인 세금탈루를 위해 외환거래를 한 체납자는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또 납세 여력이 있는 체납자는 동산을 압류하고 고액체납자 리스트에 올려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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