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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지쳐있었다...은동이 없었다면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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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지쳐있었다...은동이 없었다면 아마도"

입력
2015.08.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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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만 뒀을 거에요."

뭇 남성들에게 큰 일이 벌어질 뻔 했다.

종영드라마 JTBC '사랑하는 은동아'가 없었더라면 다시는 배우 김사랑을 볼 수 없었다. '첫 사랑의 아이콘' '원조 베이글' 등 그를 설명하는 온갖 수식어들이 모두 지나간 추억으로 사라질 수 있었다. 끔찍한 비극을 '은동이'가 살렸다.

최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사랑은 "변신을 고민하다가 이번 작품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마저도 실패로 끝났다면 아마 멀리 떠났을 것 같다"고 했다. 다행히 호평이 줄을 이었다. 김사랑 스스로도 제 색깔을 찾은 것 같아 흡족하다. 연예계에 몸 담은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가장 열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때묻지 않는 마스크에 몸매까지 빼어난, 그래서 항상 섹시와 청순을 겸비한 '대체 불가' 존재로 남심을 울리던 김사랑. '사랑하는 은동아'는 그러한 남성들의 마음을 지켜낸 은인과 같았다.

-섹시 이미지가 강했는데 정반대의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감사하다. 예전 이미지가 어색하다고 말할 정도로 드라마에 잘 표현 됐다.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정말 후회가 없다. 최선을 다해 열정을 쏟아 부었고 다시 하라고 해도 그 이상을 못하겠다."

-모처럼 복귀한 현장에서 적응하기는 어땠나.

"기억상실증 연기라 쉽지 않았다. 기억이 퍼즐처럼 돌아오니 그 때마다 감정이 달라야 했고 대본 수정이 있으면 더욱 헷갈렸다. 1회 대본부터 다시 읽으면서 복습을 많이 했다. 슬프지 않으면 눈물 흘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눈물 연기에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새벽에 다시 대본을 보고 감정을 만들어놓고 잔다. 감정 없이도 눈물 흘리는 유상무가 제일 부러웠다(웃음)."

-'시크릿가든' 이후 연기 공백이 4년이었다.

"개인적으로 지쳐있었다. 화려한 캐릭터만 해서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렀다.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났다. 후회 없이 하고 싶었고 이렇게 사랑 받을 지 몰랐다. 열정이 식었을 때 '아니야, 다시 너 계속 했으면 좋겠어'라는 사인을 받은 느낌이다."

-지난 4년이 아깝지 않았나.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것도 있고 어차피 배우와 작품이 서로 맞아야 한다. 타협하는 성격이었으면 작품하고 결혼도 하지 않았을까. 까다롭다고 여길 수 있지만 다른 쪽으로 좋게 봐주길 바란다."

-타협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작품이 많이 들어왔어도 열심히 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열정도 없었다. 단순히 쉬면 안 되고 돈을 벌어야 하고 도태될까 무서워서 활동을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정말 하고 싶을 것일 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나. '은동이'를 만나기까지 그렇게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섹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 이번 작품에 심혈을 기울였겠다.

"잘하고 싶은 욕심에 고민했더니 3.5kg이 빠졌다. 순수한 감정을 어떻게 하면 표현할까 집중했다. '은동이'가 잘 되지 않았다면 연기를 그만뒀을 수도 있다. 이제 쉬고 싶지 않고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

-쉬고 싶지 않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연기 욕망이 불타오른 모습이다.

"이렇게 열정적일 때 쉬고 싶지 않다.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사랑 받는 게 행복하다. 쉬지 않고 작품 하는 배우들을 이해 못했는데 '이런 힘으로 계속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차기작은 어떤 배역들을 꿈꾸나.

"러브 스토리를 굉장히 좋아한다. 이번 '은동이' 같은 작품은 정말 나오기 힘든 작품이겠지만 사랑 얘기를 계속하고 싶다."

-스캔들 없는 배우로 유명한데 실제 러브 스토리도 궁금하다.

"남자친구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연애한 지 한참 됐다. 생기면 꼭 말하겠다. 이제는 옆에 누가 있으면 좋겠다. 연애세포가 많이 죽어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살아났다."

-요즘 들어 결혼 얘기를 많이 듣지 않나.

"그러니 말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급해지고 그래야 하는데 아직까진 모르겠다. 집에서도 '좋은 사람 만나야지'라고 하는 정도이고 특별한 압박을 주지 않는다."

-평소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교회를 찾는 편이다. 24시간 열려 있어서 좋다. 생각이 정리 되고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근본적인 게 해결 안되면 다른 것을 못하는 스타일이라서 술에 기대본 적이 없다. 또 몸에 나쁜 것을 안 하는 편이기도 하다."

-가까이서 보니 '도자기 피부'라는 말이 실감난다. 몸에 나쁜 것을 피하는 게 비결인가 보다.

"피부과도 간다(웃음). 기본적으로 몸에 나쁜 것은 근처에도 안 간다. 얼굴에 살이 많이 찌는 편이라서 더욱 조심한다."

-몸매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하루 세 끼를 다 먹으면 안 된다'는 다이어트 명언을 남긴 적도 있다.

"여전히 두 끼를 먹는다(웃음). 중간에 간식을 꼭 먹는다. 무엇보다 밤에 먹으면 다이어트를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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