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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난… SK·태광·CJ는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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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난… SK·태광·CJ는 울고 싶다

입력
2015.08.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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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후계자를 정하는 한판 승부가 이번 달 10일께 열릴 예정이다.

롯데그룹 신동주(61)-동빈(60) 형제의 권력 투쟁이 한국사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전쟁은 롯데제국의 주인을 가르는 롯데판 '세키가하라 전투'처럼 보인다.

세키가하라 전투는 일본 '전국시대'의 종지부를 찍은 전투로 '도쿠가와 이예야스'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망령(잔당)과 한판 승부를 겨뤄 승리를 거뒀다. 이후 도쿠가와가는 250년간 일본을 통치했다.

이번 롯데의 권력투쟁은 세키가하라 전투와 여러모로 비교 된다. 롯데 형제가 전투에 앞서 서로 주변의 영주(주변 실력자)들을 영입하며 세력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점이 그렇다. 또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게다가 구세력과 신세력의 한판 승부라는 점도 닮았다. 신격호(93) 총괄 회장의 지원을 받는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한국롯데를 담당한 신동빈(60) 현 롯데그룹 회장의 한판승부라는 점도 재미있다. 게다가 롯데그룹의 시작은 일본이었고 여전히 일본에 지분을 두고 있다.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승부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롯데제국의 승부는 시작도 안 했는데 주변은 벌써부터 난리통이다.

'광복 70년 특별사면'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기업들은 울화통이 터진다.

이번 사태로 SK·태광·CJ의 실무자들은 울고 싶다.

롯데의 권력투쟁으로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 회장님이 제외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들 입장에서 롯데는 밉다. 한마디로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 이기 때문이다. 롯데의 집안싸움판이 열리자 마자 광복절 경제인 특사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말하기 좋아하는 정치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함구하고 있다.

광복절 특사는 마치 잘 다듬어진 시나리오처럼 착착 진행됐었다. 7월 9일 국내 30대 그룹 사장된 회의에서 공식적인 경제인 사면 요청이 있었고 총수에 대한 사면분위기는 무르익었다.

7월 10일 면세점 사업자가 결정되기 전 SK는 동대문인근에 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으나 면세점 투쟁에서 완패했다. 11일부터는 사면에 대한 이야기가 각 언론에서 줄지어 나왔다. 2013년 최태원 회장이 수감된 이후 SK는 단 한번도 전략적 합병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대기업의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회장이 복귀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한 방증이다.

이후 정치권에서도 경제인 사면에 관한 긍정적인 발언이 쏟아졌다. 광복절 경제인 특사는 사실상 기정사실화 되는 것처럼 보였다.

SK·태광·CJ가 이번 롯데 사태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지난 연말에도 회장님들이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사면 분위기를 조성해보려 노력 했지만 때아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막장 '땅콩회항'이 찬물을 끼얹었다.

연초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최태원 회장만이라도 사면했으면 좋겠다고 밀어 부쳤지만 결국 부정적인 국민정서를 넘지 못했다.

이번 롯데그룹의 한판승부도 막장이다. 둘째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해임하자 아버지가 큰 아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연합해 둘째를 다시 해임하려 하고 있다. 마치 반목과 싸움이 그치지 않았던 전국시대 일본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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